음악가 성기완 교수, 서울대 강연 "아프리카가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안에"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아프로(Afro·'아프리카의'라는 뜻의 용어) 모듈(시스템의 구성 요소)은 미국의 대중음악으로 포장된 음악적 패키지 속에 비트의 DNA로 들어 있습니다."
성기완 계원예술대 융합예술과 교수는 6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열린 제21회 아프리카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하며 "그 DNA가 전 세계로 전파돼 세계 각 지역의 음악과 결합하는 과정이 동시대 대중음악의 성립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흥미로운 것은 아프리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안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아시아·아프리카센터와 한류연구센터가 이날 주최한 세미나의 주제는 '서아프리카 음악의 세계적 모험'이다.
우리가 많이 듣는 대중음악의 근원은 아프리카라는 것이 성 교수의 지론이다.
그는 청소년기에 팝송을 좋아했는데 나중에 록 밴드들의 음악 밑바닥에 미국 흑인 음악에서 비롯된 블루스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한다.
특히 영국 전설적 록밴드 '크림(Cream)'의 공연 실황 음반은 인생의 전환점이 될 정도로 큰 영향을 줬다.
또 알리 파르카 투레가 말리의 전통 음악과 블루스를 결합한 이른바 '말리 블루스'를 창시한 것처럼 아프리카 음악이 다른 지역으로 전파됐다가 다시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고 성 교수는 소개했다.
시인이자 음악가인 그는 1999년 밴드 '3호선버터플라이'를 결성했다. 서아프리카 타악기 연주자 아미두 디아바테와 밴드 '앗싸'를 만드는 등 다문화적 음악을 시도해왔다.
2008년에는 서아프리카 말리와 세네갈에 두 달 정도 머물면서 아프리카 문화를 직접 체험했다.
성 교수는 아프리카 체류 경험과 관련해 "나는 아프리카에 가기 이전과 이후가 달라진 것 같다"며 "음악뿐 아니라 일상적, 학문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들어왔다. 아프리카는 낙후된 느낌이지만 기묘하게도 미래에 대한 전망이 보였다"고 말했다.
나아가 아프리카 문화를 폭넓은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아프리카에는 너무 다양한 문화가 있기 때문에 '하나의 아프리카'로 개념화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 같다"며 "예컨대 서아프리카는 하나의 문화권으로 악기, 언어 등이 공유되는데 지역별로 악기 스타일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라폰이라는 실로폰과 비슷한 악기가 있는데 스타일의 차이가 있고. 나이지리아 등 위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아랍권과 가깝고 하나로 얘기하는 것은 난센스인 거 같다"고 덧붙였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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