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드릴, 베이비, 드릴' 외치는데…美셰브론 설비투자 축소, 왜?

트럼프, '드릴, 베이비, 드릴' 외치는데…美셰브론 설비투자 축소, 왜?

이데일리 2024-12-06 15:44: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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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의 주요 석유 회사인 셰브론이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인한 유가 폭락 이후 처음으로 내년도 자본 지출(설비투자)을 축소한다. 내년 1월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의 화석 연료 생산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내놓은 시점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셰브론은 내년 자본 지출 예산을 145억~155억달러로 책정했다. 이는 올해 예산인 155억~165억달러보다 7% 가까이 감소한 규모다.

셰브론이 자본 지출을 줄인 건 2021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셰브론은 팬데믹으로 에너지 수요 감소가 이어지자 자본 지출을 축소한 바 있다.

내년 자본 지출 삭감으로 미국 최대 셰일오일 산지인 텍사스 퍼미안 분지 투자 계획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셰브론은 올해 퍼미안 분지에 대한 지출을 50억달러로 책정했으나 내년에는 45억~50억달러를 지출하겠다고 밝혔다. 생산량 증가보다 잉여 현금 흐름을 우선시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셰브론은 또한 올 4분기 최대 15억달러의 비용 및 손상차손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워스 셰브론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발표한 구조적 비용 절감과 예산 통제는 비용과 자본 관리에 대한 회사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여전히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저탄소 프로젝트에 투자해 잉여 현금 흐름 성장을 이루려고 한다”고 말했다.

셰브론의 이 같은 움직임은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의 화석 연료 생산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내놓은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동안 “드릴, 베이비 드릴 (Drill, baby drill, 석유를 시추하자)”을 외치며 화석 연료 활성화를 통한 경제 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셰브론이 미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을 기대하기보다 철저히 경제성을 따져 의사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셰일오일 시추 열풍으로 원유 공급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이로 인해 석유 가격이 급락해 에너지 업계 전반이 타격을 입었던 데 대한 경계감이 깔려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석유 시장에선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팽배하다.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OPEC플러스)의 감산 연장 결정에서도 확인된다. OPEC+는 이날 온라인 회의를 열고 주도국 8개 나라가 시행 중인 하루 22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2단계)을 3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내년 1월부터 감산량을 줄이기로 했던 계획을 내년 4월로 연기했다. OPEC+는 당초 지난 10월부터 점진적 증산에 나서려고 했으나 수요 둔화로 유가가 계속 하락하자 공급 조절을 유지키로 한 것이다.

FT는 “셰브론의 보수적인 지출 계획은 석유 생산 확대를 통해 대외적으로 ‘에너지 패권’을 강조하고, 대내적으로는 소비자들의 휘발유 가격 부담을 덜어주고자 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약속에 타결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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