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틈타 세력 확장하러 들어와 현지밀착 무장조직 구축
과거 '이슬람 율법 통치' 소신…"현재 민간인에 온건 성향"
2016년 알카에다 결별 후 '글로벌 지하디스트' 임무는 포기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이슬람 무장조직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주도하는 시리아 반군이 파죽지세로 진격하며 주요 도시를 점령한 가운데 이를 이끄는 수장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시리아 반군의 주축 세력인 HTS의 지도자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는 그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저항하는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해 온 인물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 알졸라니는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이라크로 건너가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에 합류했고 간부가 됐다. 이후 미군에 체포돼 감옥에 5년간 수감된 적이 있다.
시리아 내전이 시작되자 알카에다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시리아로 들어왔으며 이곳에서 알카에다 연계 조직인 알누스라전선(자바트 알누스라)를 창설했다.
2013년에는 어두운색 스카프로 얼굴을 감싼 채 알자지라와 첫 언론 인터뷰를 했는데 여기서 그는 시리아가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의해 통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알졸라니의 통솔 아래 알누스라 전선은 급격히 그 세를 확장했으며 시리아 내전 초기 만들어진 단체 중 가장 강력한 세력으로 성장했다는 평을 받는다.
알졸라니는 2016년 알카에다와의 연계를 공식적으로 끊으면서 과격한 '글로벌 지하디스트'로서의 임무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동시에 알누스라 전선의 이름을 아랍어로 '시리아 해방 의회'를 뜻하는 HTS로 바꿨다.
그전까지는 베일에 싸인 인물이었던 알졸라니도 점차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이후 시리아 북서부에서 사실상의 통치자로 부상했다.
HTS는 설립 이후 반군 장악 지역인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친(親)알카에다 세력을 물리치면서 시리아구원정부(SSG)라는 이름으로 이들리브 상당 지역을 통치하게 됐다.
HTS는 여성이 히잡 등으로 얼굴을 가릴 것을 요구하지 않고, 금연을 강요하지 않는 등 비교적 온건한 정책을 펴고 있다. 2022년 1월부터는 거리에서 풍속 경찰의 순찰도 중단했다고 한다.
이번에 HTS가 진격할 때도 알졸라니는 주민들에 대해 유화책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레포에 반군이 진입했을 때 알졸라니가 군복을 입고 대원들에게 전화로 주민들을 보호하고 집에 들어가지 말 것을 명령하는 동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오클라호마 대학의 중동 정치학 교수인 조슈아 랜디스는 "알졸라니는 아사드보다 영리해졌다. 그는 조직을 개편했고 새 동맹을 만들었으며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라고 분석했다.
싱크탱크 센추리 인터내셔널의 아론 룬드 연구원은 알졸라니와 HTS가 여전히 "상당히 강경하다"라면서도 "홍보차원이지만, 이런 노력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들이 전만큼 강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2012년 알누스라전선이 알카에다의 다른 이름에 불과하다고 보고 공식 테러 단체로 지정했다.
알누스라전선이 HTS로 이름을 바꾼 뒤에도 미국은 HTS의 목표가 시리아의 민주화가 아닌 근본주의적 이슬람 국가 건설이라고 보고, HTS 지도부 역시 여전히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다며 HTS를 테러 조직 명단에 올린 상태다.
알졸라니는 지난 2021년 미국 PBS 방송의 '프론트라인' 방송에 출연해 자신들을 테러단체로 지정한 것은 부당하다며 "알카에다와의 관계는 끝났고 알카에다와 함께 할 때도 시리아 밖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것에 반대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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