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⑪]최초의 컴퓨터, 최초의 반도체

[빅테크+/⑪]최초의 컴퓨터, 최초의 반도체

비즈니스플러스 2024-12-06 10:46: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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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한 장면. 천재 물리학자 앨런 튜닝(Alan Turing) 역할을 한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Benedict Cumberbatch)의 뒤에 있는 큰 기계가 '콜로서스'다. / 사진=연합뉴스

'콜로서스'(Colossus). 최초의 컴퓨터 이름이다. 최초의 상업용 컴퓨터는 1946년 개발된 IBM의 '애니악'(ENIAC)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보다 2년 전 콜로서스는 먼저 개발됐다. 다만 전쟁 중 암호 해독 목적으로 극비리에 만들어져 대중들에게는 늦게 알려졌다.

콜로서스의 모습은 2015년 개봉했던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에서 볼 수 있다.  이 영화에는 '크리스토퍼'라 불리는 암호해독 장치가 등장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은 고성능 암호기를 통해 24시간 마다 암호 체계를 바꿔 정보를 주고 받았다. 독일의 암호체계는 매우 복잡해 정보의 내용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해독을 위한 별도의 기계가 필요했다.

1943년 영국은 독일의 암호를 풀기 위해 진공관을 이용한 암호해독기를 만들었고, 이것이 바로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세계 최초의 컴퓨터 '콜로서스'였다.

콜로서스는 2400개의 진공관이 설치된 높이 3m의 거대한 덩치였고 1초에 5000 단어를 분석할 수 있었다. 영국은 콜로서스를 이용해 독일 암호를 푸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노르망디 상륙 작전을 감행해 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을 승리로 이끌게 됐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포스터에 보면 주인공의 키보다 훨씬 콜로서스 '크리스토퍼'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당시 콜로서스의 큰 덩치는 진공관 때문이다. 진공관 하나의 크기도 컸을 뿐만 아니라 수천 개가 들어가 있으니 콜로서스의 덩치는 클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엄청난 전기소모와 발열은 물론 온도와 습기에도 민감해 이동 가능한 크기로 콜로서스를 만든다는 건 상상하기도 힘들었다.

컴퓨터의 크기가 줄어든 것은 진공관이 트랜지스터(Transistor)로 대체됐기 때문이다. 트랜지스터의 개발로 컴퓨터 등 전자 기기의 소형화가 가능해졌다.  

트랜지스터는 '최초의 반도체'로 불려진다. 1948년 미국 벨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바딘, 쇼클리, 브랜튼이 최초 발명했다.  

최초 발명됐을 때는 '트랜지스터'라는 이름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름이 정해진 것은 벨 연구소 내에서 이름을 공모해 투표로 결정됐다.

트랜지스터는 전송하다(Transfer)와 저항 소자(Varistor)의 합성어다. 전기전도성을 가지면서 저항의 역할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1951년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 TI)는 실리콘 트랜지스터의 최초 생산을 시작했다. 그리고 7년 뒤 TI 엔지니어인 잭 킬비(Jack Kilby)가 여러 개의 트랜지스터를 하나의 작은 부품 속에 집어넣는 방법을 발명했는데 이를 집적회로(Integrated Circuit, IC)라고 한다. 이같은 반도체 칩 제작 방식은 현재도 사용 중이다.

지난달 20일 연세대학교와 IBM이 연세대 송도 국제 캠퍼스에 설치한 IBM의 양자컴퓨터 'IBM 퀀텀 시스템 원'을 공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트랜지스터의 주요 기능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스위칭'(Switching), 또 다른 하나는 '증폭'이다.

스위칭은 말 그대로 '켜고 끄는'(On-Off)의 역할을 한다. 전류가 흐르면 1, 전류가 흐르지 않으면 0으로 인식하게 스위칭 기능을 이용한다. 컴퓨터 연산의 기본인 0과 1의 이진법에서 스위칭은 핵심 기능이다.

트랜지스터의 증폭 기능은 앰프에서 익숙하게 접할 수 있다. 바로 마이크나 스피커의 소리를 크고 작게 하는 게 바로 트랜지스터의 증폭 기능이다. 

트랜지스터는 전파나 음성 신호와 같은 교류신호만 아니라 전기를 이용한 직류신호에도 이용된다. 흑히 직류 증폭이라고 하는 전기 증폭이 파워서플라이(직류전원 장치)에도 트랜지스터가 이용되는 이유다. 

트랜지스터는 컴퓨터, 스마트폰은 물론 대부분의 전자기기에 들어있다고 할 수 있다. 제품 내부의 전자 회로에 장착돼 있는 특성상 쉽게 볼 수는 없지만 반도체로 통칭 되는 전자부품은 바로 트렌지스터가 기반이 돼 있는 셈이다. 특히 소형화 휴대성의 스마트폰으로 익숙한 현재의 모바일 세상에서는 트랜지스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트랜지스터는 현재는 물론 미래의 다양한 기술에서 중요성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은 물론 플랙서블 디스플레이, 스마트 자동차 등 적용 분야는 더욱 방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에 공식적으로 최초 도입된 컴퓨터는 1967년 경제기획원 통계국에 설치됐던 'IBM 1401'이었다. 당시에는 아시아국가 중 컴퓨터 도입이 꽤 늦은 편이었다.

하지만 '우주의 별보다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는 최첨단 양자컴퓨터는 우리나라의 도입 속도가 세계적 수준이다. 

이와 관련 지난달 국내 최초로 연세대는 송도캠퍼스에 IBM의 양자컴퓨터 'IBM 퀀텀 시스템 원'을 설치했다.

이번 양자컴퓨터의 설치로 한국은 미국, 캐나다, 독일, 일본에 이어 IBM 퀀텀 시스템을 설치한 다섯 번째 국가가 됐으며, 전 세계 대학 중에는 연세대가 두 번째다.    

전쟁 중 암호해독용 단순 연산을 위해 탄생한 컴퓨터와 반도체(트렌지스터)가 인류 발전과 풍요에 또 어떤 미래 기술을 현실로 만들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배충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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