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 모린 = 안윤 지음.
2021년 장편소설 '남겨진 이름들'로 제3회 박상륭상을 받은 소설가 안윤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표제작 '모린'은 콜센터 상담원인 미란과 후천적 시각장애인 영은의 '연결'을 다룬 이야기다. 연인 사이인 두 사람은 잠시 떨어져 있는 시간을 갖기로 한 뒤 서로가 어느새 자기에게 '유일한 사람'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깨닫는다. 모린은 이 작품에서 영은이 읽는 소설 속 주인공 이름이다.
작가에게 올해 이효석문학상 우수상을 안긴 '담담'도 책에 수록됐다. 긴 연애를 끝낸 혜재와 사고로 아내와 딸을 잃은 은석이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제과점을 운영하던 수림이 폐업 후 오랜 친구 지언과 이별 캠핑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 '하지'도 인상적이다.
어긋나고 교차하는 방식으로 서로에게 '유일한 사람'이 되어가는 인간관계를 다룬 7편의 이야기가 실렸다.
문학동네. 280쪽.
▲ 나의 항복문서 = 남찬순 지음.
'나는 / 비탈진 바위에 걸터앉아 / 유한과 무한의 길을 / 망연히 떠올리고 있네'(시 '길' 중)
시인은 '길'이라는 소재를 통해 존재론적 기원인 고향을 떠올린다. 이어 실향민과 같은 처지인 현대인에 대한 애처로운 마음을 시구절로 다듬었다.
'저부실 사람'과 '바람에게 전하는 안부'를 쓴 기자 출신 시인 남찬순의 세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지나온 시간에 대한 기억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시의 근원을 찾는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 사람의 고향에 닿으려는 시인의 먼 여정이다.
독자가 자연스레 그 길에 동행하게 만드는 시 88편이 수록됐다.
나남. 1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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