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종합 선물 세트 뜯는 재미의 넷플릭스 인생작 등극
방랑하는 인생들의 끝사랑 로맨틱 코미디, 조용 작가의 일문일답
Mr. 플랑크톤은 예기치 못하게 해조와 동행하게 된 재미, 그리고 순애보 신랑 어흥의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여정에서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 작품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과 ‘디어 마이 프렌즈’, ‘명불허전’, ‘라이프’ 등 다양한 소재와 장르를 아우르는 작품들을 선보이며 대중과 평단의 사랑을 받아온 홍종찬 감독과 ‘사이코지만 괜찮아’로 호평받은 조용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우도환, 이유미, 오정세, 김해숙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열연과 김민석, 이엘, 오대환, 알렉스 랜디가 그려낼 다이내믹한 캐릭터 플레이, 이해영, 이다희, 김수진, 조한철 등이 화려한 주조연 라인업으로 가세하며 기대를 더한다. 비주류 인물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통찰력, 그 속에 유쾌한 웃음도 놓치지 않은 홍종찬 감독과 조용 작가의 진가가 빛을 발했다. 곱씹을수록 짙어지는 여운과 감동은 또 하나의 ‘인생작’을 탄생시키며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Mr. 플랑크톤의 조용 작가는 “이 세상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존재란 없다는 걸, 오늘 하루 하찮은 너로 인해 네 곁의 누군가는 행복으로 충만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라면서 “Mr. 플랑크톤은 생의 끝자락 즈음에서 제 삶의 가치를 절실히 깨닫게 되는 한 청춘의 뜨거운 반성이자 회고”라고 집필 의도를 밝히며 작품의 여운을 되새기게 했다. 조용 작가가 전하고픈 메시지의 진심에 깊이를 더해보고자 질문을 이어갔다.
‘Mr. 플랑크톤’으로 통해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나
“플랑크톤은 해양 먹이사슬 중 가장 밑바닥을 차지하는, 어찌보면 가장 미천한 존재다. 그러나 그들이 스스로 빛을 내어 뿜어내는 산소로 인해 이 거대한 지구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은 참 놀라웠다. 그 보잘것 없는 것들이 기특하고 사랑스러웠다. 이 지구상에 존귀하지 않은 존재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이런 한탄들을 하곤 한다. 나같은 건 왜 태어났지? 타고난 것도 없고, 잘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는 내 인생, 너무 재미없다고. 그저 살아지는 대로 살아가는, 부유하는 미생물 같은 자들의 방황과 방랑을 그려보고 싶었다. 변수가 속출하는 길바닥에 몰아세워 정신없이 굴려보고 싶었다. 채 위에서 정신없이 흔들려봐야 알곡과 쭉정이가 걸러지듯 길 위에서 처절히 구르고 부딪히고 깨져보면 이들도 깨닫게 되지 않을까? 이 세상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존재란 없다는 걸. 오늘 하루, 하찮은 너로 인해 네 곁의 누군가는 행복으로 충만했다는 걸. 우리 시리즈는 생의 끝자락 즈음에서 제 삶의 가치를 절실히 깨닫게 되는 한 청춘의 뜨거운 반성이자 회고이다.”
제목이 담고 있는 의미는
“플랑크톤(Plankton)은 ‘정처 없이 떠도는 것’, ‘방랑자’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그래서 뿌리 없이 태어난 방랑자, 앞에 Mr.를 붙여서 해조를 지칭하는 타이틀이 됐다. 더 확대해서 보자면 각자 크고 작은 결함과 결핍을 안고 무작정 길 위에 올라선 해조, 재미, 어흥, 호자, 까리, 존 나(John Na) 등 모든 이들을 지칭하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도 여전히 인생이란 기나긴 여정 위에서 부유하고 있는 인간 모두를 지칭하는 뜻일 수도 있겠다.”
두 주인공은 불행 속에서 서로의 행복이 된다. 어떤 의도였나
“뿌리 없이 태어나 그 어떤 것에도 정착하지 않고, 애착이나 의미도 두지 않는 해조는 재미와의 마지막 여정을 통해 전에 없었던 삶의 미련과 애착을 느끼게 된다. 더 사랑하고 싶다. 더 하루를 살고 싶다. 전에는 당연한 듯 주어졌으나 등한시했던 것들을 소중히 여기며 삶의 가치를 알아가게 되고 사랑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된다. 재미는 엄마가 되고 싶었던 꿈이 좌절됐지만 해조를 통해 알게 된다. 재미가 꿈꾸던 건 사실 ‘엄마’가 아니라 ‘맹목적인 사랑을 받고, 동시에 맹목적으로 퍼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을. 그리고 그 꿈은 해조를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
주인공들에게 ‘집’은 남다른 의미인 것 같았다
“두 주인공이 진정으로 갖고 싶었으나, 단 한번도 제대로 가져본 적 없었던 허구의 공간이 ‘집’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해조는 심부름센터가 아닌 심부름집이라고 지었다고 재미에게 얘기하기도 한다. 어쩌면 두 주인공 모두 가족의 온기가 서린 스위트 홈을 평생 갖고 싶었을 거다. 그래서 해조는 심부름집을 만들었고 재미는 종갓집을 굳이 들어가려 애를 썼다. 그러나 결국 진짜 제 집이 아니었으니 다시 방랑자로 함께 떠돌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해조의 대사 중 이런 게 있다. ‘내가 갈 데가 없어서 여기 있겠냐. 가고 싶은 데가 없으니까 그냥 멈춰 있는 거지’. 꼭 살면서 어떤 목적이나 목표가 있어야 할까? 왜 우린 반드시 집을 가져야 하고, 가족이라는 굴레 속에 있어야 할까? 집을 떠나 방랑을 좀 한다고 해서, 그게 인생의 길을 잃은 건 아니지 않을까? 스스로 던졌던 질문들이다.”
Mr. 플랑크톤을 사랑하는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우리 해조를, 재미를, 어흥을, 다른 모든 캐릭터를 애정해 주시고 모자란 그들이 한 뼘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열렬히 응원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린다. 해조와 재미처럼 길바닥에서 먹고 쉬고 달리고 구르느라 고생하신 홍종찬 감독님과 스태프분들, 그리고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던 우리 배우들 덕분에 길고 길었던 여정을 잘 끝낼 수 있었다.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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