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8일 EU 경쟁당국(European Commission·EC)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 심사를 최종 승인했다. 이로써 올해 말 최종 거래 종결 절차를 끝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이 4년 만에 마무리된다. 이번 통합으로 단숨에 ‘세계 10위권 메가캐리어’로 도약하게 된 대한항공의 앞으로의 변화와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양사가 합병하게 되면 대한항공은 세계 10대 항공사 중 하나로 도약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는 인천공항을 동북아시아의 주요 허브로 자리 잡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4단계 확장으로 1억명 수용 인천공항엔 최대 호재
6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은 현재 연간 1억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글로벌 메가 공항’에 진입했다. 최근 4단계 확장 공사를 7년만에 끝내고 지난 3일부터 정식 운영에 들어가면서다. 인천공항은 2017년 4조8000억원을 투입해 제2여객터미널의 규모를 넓히고 4번째 활주로를 추가하는 등 4단계 확장 사업을 추진했다.
이로써 인천공항의 연간 여객처리 능력은 7700만명에서 1억600만명으로 늘어나게 됐으며, 이는 홍콩공항(1억2000만명), 두바이공항(1억1500만명)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또 세계 최초로 국제여객 5000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여객터미널도 2개로 늘어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은 인천국제공항엔 최대 호재다. 양사의 국제 노선망이 통합하면서 더 많은 직항 및 연결편이 생기게 되며, 이는 인천공항의 환승 승객 유치에도 큰 도움을 준다. 특히 양사 스케줄 조율로 환승시간이 단축되면 편의성 증대로 일본과 중국 등 경쟁 허브 공항 대비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 외에 대한항공의 스카이팀과 아시아나의 스타얼라이언스 간 중복 노선 재편은 항공사 간 협력을 통해 환승 서비스를 개선할 여지도 충분하다.
글로벌 화물 운송에서도 경쟁력이 대폭 강화된다. 현재 세계 3위의 화물공항인 인천공항은 이번 합병으로 인해 더 많은 물류 처리가 가능해진다. 인천공항은 기존 500만톤에서 이번 4단계 확장을 통해 630만톤까지 늘어나 세계 2위 수준의 항공 화물 물류 규모를 구축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인천공항을 아시아 전자상거래 물류 허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日‧中 대형공항과 경쟁 위해 지속 혁신 필요
다만 이러한 청사진 실현을 위해선 글로벌 인지도 제고, 항공권 가격 안정화 등 넘어야 할 산도 크다. 합병 이후 전세계 10대 공항에 진입하는 만큼 단순한 통합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항공권 독과점에 대한 우려 해소도 필요한 상황이다.
내년부터 2년간 아시아항공은 대한항공의 자회사 형태로 기존과 변함없이 운영한다고 하지만, 이후 새로운 통합 브랜드를 통한 글로벌 이미지 강화는 필수적이다. 또 합병으로 중복된 노선을 최적화하고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규 노선 개발에 투자하는 등 기본적인 운항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더불어 나리타‧하네다 및 중국 베이징‧상하이 공항 등 허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어, 대한항공과 인천공항의 지속적인 혁신이 필수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은 인천공항이 세계적인 허브 공항으로 발돋움하는 데 중요한 촉진제가 될 것”이라며 “이를 실현하려면 서비스 질 향상과 경쟁 공항에 대한 지속적 대응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항공권 가격 인상 막으려면 정부 나서야
한편 양사 통합 이후 소비자가 가장 중점을 두는 건 ‘항공권 가격’이다. 노선 독과점으로 인해 가격이 올라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양사 통합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매우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업계 관계자는 “국제선과 국내선 시장서 경쟁이 감소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며 “정부의 규제 감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엔 10여개의 저비용항공사(LCC)가 함께 운영 중이지만, 대형항공사(FSC)와 서비스 수준 및 노선 다양성에서 차이가 크다. 특히 장거리 노선에선 LCC의 경쟁력은 매우 떨어져, FSC만 운항이 가능한 장거리 국제선의 경우 시장원리에 따라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임의로 가격을 올리거나 조정할 수 없다”고 못 박았지만, 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구조조정 및 경영 효율화 비용이 항공권 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소비자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항공권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정부 규제와 감시 강화만이 답이라고 말한다. 정부차원의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해야 하며, 이밖에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의 슬롯(출발‧도착 시간)을 저비용항공사나 신규 항공사에게 배분해 경쟁을 유도할 수도 있다. LCC의 중장거리 경쟁력을 올릴 정책적 지원도 절실하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후 항공권 가격 상승은 시장 독과점의 자연스러운 결과이나,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과 경쟁 촉진 전략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관리, LCC 육성 등으로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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