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경비대장, 국회 통제 논란에… "위법이라 생각 안해"

목현태 국회경비대장이 비상계엄 상황에서 국회 출입을 통제한 행위에 대해 "정당한 지시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지난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경찰 병력들이 일부 철수하는 모습. /사진=뉴스1

목현태 국회경비대장이 비상계엄 상황에서 국회 출입을 통제한 행위에 대해 "당시 위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5일 뉴시스에 따르면 목 경비대장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저는 상명하복에 충실한 경찰관으로서 대통령의 엄중한 계엄령에 의해 내려진 지시를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정현 의원(더불어민주당·대전 대덕구)이 '국민의 안전을 해치는 일'이라고 지적하자 "그 지시가 정확히 지시된 정당한 지시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목 경비대장은 국회를 지켜야 할 국회경비대가 계엄군의 국회 상륙을 막지 않았다는 야당 지적에 "협조하지 않았다. 계엄군이 헬기를 통해서 하강했다"며 "엄중한 사안이었고 내란죄라는 표현은 상상치 못했다"고 해명했다.

용혜인 의원(기본소득당·비례대표)이 '국회를 경호하는 것이 임무 아니냐'고 묻자 목 경비대장은 "대통령 명령이 위중하다"며 "그 명령에 대해서는 충실히 수행해야 하고 당시 위법이라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용 의원이 "국회 봉쇄와 계엄군 진입을 국회의장에게 보고했느냐"고 묻자 목 경비대장은 아무 답변을 하지 않았다.

서울경찰청 소속 국회경비대는 계엄 선포 직후 계엄령 해제를 위해 국회에 들어가려던 국회의원들의 출입을 막아 논란이 됐다. 목 경비대장이 당시 현장에서 직접 국회 출입문 통제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 선포 후 밤 10시46분부터 국회 내부 진입을 전면 통제했다.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돌발사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통제했다는 것이 경찰청이 설명이다. 이후 밤 11시6분부터 국회의원·국회 관계자 등은 신분 확인 후 출입하도록 했다. 그러나 정치활동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비상계엄 포고령이 발령된 후 11시37분부터 다시 국회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밤 11시20분에서 30분 사이 박안수 계엄사령관이 전화로 국회 통제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라며 "국회에 출입하는 모든 인원을 통제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경찰이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을 막은 것은 내란죄에 해당한다며 조 청장 등을 고발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지난 4일 국회경비대장의 국회 출입 금지를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