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슈퍼는 식료품(그로서리) 전문 애플리케이션(앱) ‘롯데마트 제타’를 내년 1분기 내부 시범 운영을 거쳐 2분기 중 정식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그룹 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합한 이커머스 롯데온이 2020년 출범 이후 흑자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형마트 강점을 살린 버티컬 플랫폼으로 온라인에 재도전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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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023530)은 세계적 온라인 유통 플랫폼 오카도(Ocado)와의 협력사업을 담당하던 e그로서리사업단을 10월 초 롯데온에서 롯데마트로 통합했다. 제타와 관련해 2026년 1분기 부산에 오카도 시스템을 적용한 첨단 물류센터(CFC)도 가동한다. 2022년부터 2030년까지 예정된 투자 규모만 9500억원에 이른다. 2032년까지 CFC를 전국 6개로 확대해 온라인 식품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심겠다는 의지다.
2026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체질 개선 작업에 착수한 롯데온은 지난 7월 패션실·뷰티실을 신설했다. 최근 뷰티 분야 매출액은 월 최대 실적을 찍었고, 패션 분야 매출액도 8~10월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하는 등 버티컬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롯데온 설명이다.
조 단위를 들여 신세계(004170)백화점과 이마트(139480)의 각 온라인부문을 합친 SSG닷컴 역시 버티컬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백화점이 잘하는 명품과 패션·뷰티, 마트가 강한 신선식품을 주요 축으로 지난해부터 골프 전문관, 뷰티 전문관, 명품 전문관, 미식관 등을 잇달아 새단장한 배경이다.
특히 온라인 강자로 꼽히는 쿠팡의 멤버십 구독료 인상을 앞둔 지난 7월, SSG닷컴은 핵심 영역인 장보기에 특화한 ‘쓱배송 클럽’을 선뵈며 승부수를 띄우기도 했다. 쓱배송 클럽을 출시한 직후 열흘 동안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멤버십 전체 가입자 수가 전월 동기 대비 40% 늘어났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069960)과 한섬(020000), 현대그린푸드(453340) 등 계열사별 온라인 전문몰 전략을 유지한다.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압도적으로 온라인 시장을 지배하기보다 전문성 강화를 통한 질적 성장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현대백화점은 10월 말 정기 인사와 함께 실시한 조직 개편에서 e커머스사업부 산하에 있던 ‘온라인식품사업부’를 통폐합하기로 했다. 온라인식품사업부는 현대백화점 식품관에서 판매하는 신선식품 대부분과 전국 맛집 가공식품을 배달해주는 온라인몰 ‘투홈’을 운영하던 부서다. 투홈 서비스가 중단되는 건 아니지만 투자보다 현상 유지에 무게를 둔 셈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머커스 시장에 잠식되는 대형마트·슈퍼마켓 사업을 하지 않아 이커머스와의 직접 경쟁이 불필요하다”며 “차별화한 콘텐츠 제공이 온라인 사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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