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게 퇴근했는데 완전히 발이 묶였어요. 경기도가 집인데 수백명의 승객들을 한번에 역사 밖으로 내쫓다보니 택시를 잡기도 어렵네요."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오늘 5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퇴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평시 대비 85%는 운행한다는 공지를 믿고 시간 맞춰 역사에 도착한 시민까지 대체 교통수단을 찾는 혼란이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교통공사 파업까지 예고돼 대중 교통 마비 사태 장기화가 우려된다.
이날 오후 7시 50분경 여성경제신문이 찾은 회기역에선 중랑역 방면 경의·중앙선 열차가 갑작스럽게 운행을 중단했다. 지하철 앱에는 '1분 후 도착'이라고 적혀있었지만 기다려도 열차는 오지 않았다. 집에 가려던 시민들은 길게 줄을 서 기다려야 했다.
그러던 중 지하철역 방송을 통해 "현재 문산 방면 경의·중앙선이 일부 고장으로 도착이 지체될 수 있다"며 "바쁘신 시민들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달라"는 안내 방송이 들렸다. 방송이 나온 지 얼마 안 돼 경찰들이 내려오며 "경의·중앙선이 운행 안 한다. 다들 올라가시라"는 말과 함께 시민들을 다시 역으로 올려보냈다.
7시 18분경 회기역에서 중랑역으로 향하던 열차가 운행 도중 갑자기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승객들이 객실에 갇히는 상황이 벌어졌으며 공기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일부 승객들이 호흡곤란과 공황 증세를 호소했다. 이 중 몇몇은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황한 시민들은 다른 교통수단 이용을 위해 위로 향했다. 이에 분노한 한 시민은 상황 정리하고 있는 경찰에게 "그럼 미리 말을 해줬어야 하지 않냐, 40분 동안 기다렸다" 하며 언성을 높였다. 현장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경찰 A 씨는 "저희도 상황 파악 중에 있다. 일단 열차가 안 움직이니 안전을 위해 올라가시라"고 답했다.
회기역 밖에는 돌아가는 시민들의 인파가 몰릴 것을 우려해 소방차와 경찰차가 대기 하고 있었다. 택시를 잡거나 버스 정거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시민들도 보였으나 국철을 이용하는 다수가 경기도서 출퇴근하는 직장인인 점을 고려할 때 대체 교통수단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물론 이번 철도노조 파업은 예고된 일이었다. 전날 도농역 알림판에는 "한국철도노동조합 파업으로 경의·중앙선 전동열차 일부 운휴"라는 공지와 열차 시각표가 게시됐다. 일부 직장인들이 출퇴근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해 시각표를 확인했음에도 쫓겨나는 상황을 맞은 것이었다.
국토부는 파업 동안 승객이 몰리는 출근 시간대(오전 7~9시) 수도권 전철은 평소의 90%(1호선 및 수인분당선 95%)로 퇴근 시간대(오후 6~8시)에는 85% 수준으로 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서울교통공사가 6일부터 파업을 예고함에 따라 열차 지연이 더 심화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혼잡하지 않은 시간대에는 운행률이 감소해 열차 운행 간격이 길어질 수 있다"며 "출퇴근 시 여유를 두고 이동하거나 버스 등 대체 교통수단 이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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