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개봉한 ‘원정빌라’는 교외의 오래된 빌라, 어느 날 불법 전단지가 배포된 후 이로 인해 꺼림칙하게 된 이웃들로부터 가족을 지키려는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다.
‘곤지암’ ‘옥수역귀신’ ‘늘봄가든’을 잇는 장소 공포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몰고 온 영화의 첫 번째 관람포인트는 바로 익숙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현실 공포라는 점이다.
도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낡은 빌라를 중심으로 이웃 사이의 갈등이라는 현실적인 설정이 공포감을 배가시킨다.
아파트, 빌라 등 다세대 주택에서 층간소음, 측간소음 등의 문제로 크게 다툼이 벌어지는 뉴스가 낯설지 않은 현실에서 이러한 갈등이 오래된 빌라와 만났을 때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
두 번째는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력. 203호에 사는 주현 역의 이현우는 이전 작품에서 보여진 쾌활한 모습과는 또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주현은 아픈 엄마와 어린 조카를 데리고 사는 성실한 청년이지만 이기적인 면도 가진 인물이다.
이현우는 위층 303호 신혜와 잦은 마찰을 빚으면서 점점 예민해지고 숨겨왔던 깊은 분노를 폭발하는 다층적인 인물을 세밀하게 연기하며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현우와 갈등을 일으키는 신혜 역의 문정희는 일상에서 만날 법한 이기적인 이웃에서 사이비 종교에 빠져 친절하게 사람들을 포섭하는 광기까지 소름 돋는 연기로 또 한번의 인생 캐릭터를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인다.
세 번째 바로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자 배경이 되는 빌라의 리얼한 공포감이다.
영화 속 원정빌라는 실제 재개발 승인으로 주민들이 살지 않는 부산의 빌라에서 촬영됐다. 촬영지에는 재개발 관련 플래카드들과 벽보가 그대로 남아있어 배우들이 빌라 주민들로 몰입하는데 최적의 장소가 꼽힌다.
여기에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이지만 마치 사람이 살고 있는 것 같은 세팅과 디자인으로 일상의 공간 그대로를 구현한 프로덕션 디자인의 디테일함은 영화의 사실성을 더해 더욱 섬뜩한 현실 공포 속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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