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경민 기자] '비상계엄'으로 엄중한 탄핵정국이 도래하자 문재인 정부 핵심인사인 차기 대권주자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5일 독일에서 급거 귀국했다.
김 전 지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물러나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며 “지금은 탄핵의 시간이자 국민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탄핵, 거스를 수 없는 국민의 명령...지금 상황에서 탄핵 반대는 어리석은 일”
김 전 지사는 이날 오후 4시 55분께 인천공항에 입국한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계엄 사태로 대한민국의 위상은 국제 사회에서 땅에 떨어졌다. 이 위기를 초래한 무모한 권력에 대한 탄핵은 거스를 수 없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도 탄핵 반대한다면 참으로 어리석고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지사는 “또다시 계엄을 시도하지 않는다고 누가 보겠나. 지금은 탄핵의 시간이자 국민의 시간”이라며 “윤 대통령이 조금이라도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스스로 물러나야 하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전 지사는 “빨리 정치적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 그것만이 대한민국 경제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며 “큰 책임이 있는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과 윤석열 정권”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 김 전 지사는 “지금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 대민 위기 상황을 해소하는게 저로서는 주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거국내각 설립·정권교체" 필요성 강조
김 전 지사는 귀국 직후 이재명 대표와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났다.
이재명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서는 “이번 계엄 사태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가 계엄이 조기에 해소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유럽에 있으면서 각 나라 정당들 보면 정당정치가 어떻게 정치를 이끌어나가느냐가 그 나라의 정치와 문화 수준을 결정하는데, 국민들로부터 신뢰받고 안정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정당 만들 수 있다면 그 과정에서 할 수 있는 역할 갖고 상의도 드리고 최선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해 “국민의힘이 정치적인 이유나 정략적인 이유로 탄핵에 반대하는 것은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으면 내일의 범죄를 부추기는 위험 천만한 일”이라며 “지금은 국민의힘이 반대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분노가 어느정도인지 눈으로 확인하면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여야가 합의해 거국 중립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거국중립내각은 민주당 비명계 의원 모임인 '초일회' 간사인 양기대 전 의원에 의해서도 제기된 바 있다. 양 전 의원은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위기관리 비상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여 이 난국을 수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지사는 이어 “국민들의 힘으로 정권이 조기에 교체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국민의힘도 그 길에 국민과 함께하겠다면 반드시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계엄령에 대해서는 “대민 사회에서 다시 보게 될 것이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지금은 한 사람의 힘이라도 거리에서 싸우는 국민들께 힘을 보태는 것이 도리라 생각해 빨리 귀국하게 됐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자진 사퇴하는 것이 가장 현명”
그러면서 김 전 지사는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길은 국민의 뜻을 따르는 길”이라며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이번 계엄 사태 거치면서 대민 경제가 곤두박질 친것인데 국민들께 사과하는 사람이 단 한사람도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도 국민의 뜻을 받든다면 지금이라도 빠른 시일 내에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덧붙였다.
김 전 지사는 귀국 후 첫 일정으로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만나는 것을 택했다. 입국 직후 곧바로 서울 여의도 국회로 이동해 우 의장과 이 대표와 만난다.
김 전 지사는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 이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계엄 선포 이후에 국회에서 해제를 의결하는 과정에서 민주당을 포함한 정당들이 큰 역할을 해 주셨고 거기에 해외의 동포들이 고마워한다"며 "실제로 처음에 교포들이 계엄이 선포됐을 때 고국이 어려운 처지에 사실상 망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힘들어하다가 조기에 수습이 되는 걸 보고 굉장히 뿌듯해 한다"고 전했다.
이어 김 전 지사는 "의장님이나 정당 대표님들을 만나면 꼭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달라는 부탁들을 하셔서 그 인사를 전하고 왔다"고 말했다.
조기 대선이 치뤄지면 출마할 가능성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쇠뿔도 단김에 빼려고 하느냐"며 "이제 막 귀국했는데 앞으로 뭘 어떻게 할지는 차분하게 시민들과 함께하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함께 그걸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전 지사는 지난 2017년 19대 대선 과정에서 댓글을 조작했다는 ‘드루킹 사건’으로 2021년 징역 2년형을 확정받고 도지사직을 상실했다. 이후 2022년 윤석열 정부의 특별사면을 받아 출소했고, 지난해 8월 다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사면복권을 받아 피선거권 제한이 해제됐다. 김 전 지사는 오는 2월까지 해외 유학 예정이었으나, 이번 계엄 사태에 귀국을 앞당겼다.
이에 비명계(비이재명계) 대권주자로 꼽히는 신(新)3김 중 하나인 김 전 지사가 귀국 이후 비명계 구심점 역할을 맡아 정치 행보를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비명계 전직 의원 모임인 ‘초일회’ 등을 중심으로 운신 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초일회는 일단 1월달에 김 전 지사를 초청한 강연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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