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로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현재 금융시장이 정상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4일 오후 외신 방송에 출연해 사회자가 현재 시장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질문하자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했다”며 “비상계엄 사태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정치적으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예상하기 어렵지만, 우리는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잘 해결해온 경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에 대응 방안으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정치적 사건으로 경기 전망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며 “오히려 글로벌 가치 사슬 등 구조적 변화가 금리 결정에 있어 더 중요하다”고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또 “대통령이 계엄을 유지했다면 중요한 변수가 됐겠지만, 국회 요구를 받아들여 계엄이 해제된 상황”이라며 “지금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낮아진 상태며, 한국의 시민들, 정치인들, 정치 시스템은 성숙하다. 시위는 언제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노이즈가 있겠지만,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 자리에서 F4회의를 진행한 사실도 전했다. 이 총재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함께하는 F4회의는 비상계엄 선포 직후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를 진행했다.
그는 “지난 2년간 구축한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여기서 모든 경제적 이슈를 결정한다”며 “어젯밤에 이어 오늘 아침에도 회의체가 잘 작동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은은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단기 원화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비정례 환매조건부채권 매입을 결정했다.
전날 오전 비상계엄 상황과 관련해 시장 안정화 조치를 논의한 한은은 내년 2월까지 환매조건부증권 매입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하고, 매입 대상 RP를 공공기관 발행 특수채 등까지 확대하고, 모든 은행과 증권사로 매입 기관도 늘리기로 결정했다. 비상계엄 선언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한은은 필요시 전액 공급 방식의 RP매입을 실시하고, 채권시장과 관련해 국고채 단순매입과 통화안정증권 환매도 충분한 규모로 실시할 계획이다. RP매매 대상 기관도 국내은행, 외은지점 전체, 증권사, 선물회사 전체로 대폭 확대한다.
한은은 “원화 유동성 공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RP매매 대상 증권과 대상기관을 확대키로 했다”며 “한은의 신용위험 관리를 위해 '자기발행채권 및 관계회사 발행채권'은 매매 대상증권에서 제외하고, 새로 추가된 대상 증권의 신용위험이 한은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비상계엄 해제 이후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안정되는 모습”이라며 “당분간 불안요인이 잠재해 있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극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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