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협박' 통했나…멕시코 일주일 만에 역대급 펜타닐 압수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멕시코 당국이 1톤이 넘는 합성 오피오이드(아편유사제) ‘펜타닐’을 압수했다고 4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오마르 가르시아 하르푸치 멕시코 안보장관이 4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올린 ‘마약 트럭’의 모습. 촬영 시간과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다.(사진=로이터)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압수는 지금까지 이뤄진 펜타닐 알약 압수 중 최대 규모”라며 “압수된 양은 2000만회 복용분을 초과한다”고 설명했다.

멕시코 당국은 전날 북부 시날로아주에서 육군·해병대 장병들을 보내 주택 2곳을 급습해 각각 300㎏, 800㎏의 펜타닐을 압수했다. 멕시코 당국은 이와 함께 남성 피의자 2명을 체포하고 총기 여러 정을 압수했다.

시날로아주 검찰청에 따르면 시날로아 카르텔은 세계에서 가장 악명높은 마약 밀매 조징 중 하나로 시날로아주가 본거지다. 이들은 막대한 양의 코카인, 헤로인, 메탐페타민, 펜타닐을 미국으로 밀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마르 가르시아 하르푸치 안보장관은 “해군이 주도로 두 차례 급습해 마약 범죄자에 대한 체포가 이뤄졌으며 이같은 조치는 시날로아주에서 폭력이 줄어들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멕시코 당국은 지난 3일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 미국에 가려던 이민자 5200여명을 체포했다고 밝히면서 단속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단속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폭탄 위협’이 나온지 정확히 1주만에 이뤄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26일 펜타닐 등 마약과 불법이민의 유입이 차단되지 않으면 취임일인 내년 1월 20일에 국경을 맞댄 캐나다와 멕시코로부터 수입되는 제품들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일각에선 멕시코의 발표가 미국의 관세 부과를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비드 사우세도 보안 분석가는 “멕시코 정부가 펜타닐 압수 시점을 관리해 온 것이 분명하다”며 “트럼프 당선인의 압박에 따라 셰인바움 대통령 행정부가 미국이 요구하는대로 마약 밀매업자 체포와 마약 압수량을 늘릴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