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지난 3일 비상계엄 때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과 국방부 김선호 차관이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국방위 긴급 현안질의에서 "군인의 정치적 중립은 엄격하게 지켜져야 하지만, 정치를 알아야 한다. 군복을 입었다고 해서 군의 임무만 생각하다 보니까 이런 상황에서 우왕좌왕하게 되고 절제·제한돼야 할 부분을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유용원 의원은 "반세기 만에 다시 이런 있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엄 준비' 의혹을 제기해왔던 민주당 김민석 의원 등 야당 국방위원들을 향해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제 판단이 틀렸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태안)은 "선진 대한민국에서 계엄 선포가 있었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안타깝다"며 "국민 앞에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대전 서구을)은 "포고령을 만든 근원이 되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위법하고, 따라서 내란죄"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선원 의원은 "국방부 장관과 행안부 장관은 수사 대상이고, 계엄사령관 임무를 수행한 육군참모총장은 내란 또는 내란 임무 종사자가 된다"고 했다.
안규백 의원은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됐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향해 "난 총장으로 인정하지 못한다. 앞으로 '당신'이라고 호칭하겠다"며 "대한민국 조국에, 국민에 총칼을 겨눴다. 민족의 이름으로 처단해야 하고, 단두대에서 처단돼야 할 인물"이라고 성토했다.
계엄사령관에 임명됐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5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경위와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가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
그러면서 계엄군 국회 진입과 관련, “그게 목표라는 것을 몰랐다"며 자신이 국회의원 등의 체포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으로의 계엄군 움직임뿐만 아니라 계엄군의 무장 여부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했다.
함께 출석한 김선호 국방부 차관(장관 직무대리)은 "계엄사령부가 발령한 포고령 1호는 국방부가 작성하지 않았다”며 "국회 군부대 투입은 국방부 장관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국회는 범죄자 집단'이라며 비상계엄을 선언한 윤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저도 참담하다. 매우 슬프고 괴롭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을 통감하고 추후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경찰청 등의 종합국정감사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지호 경찰청장, 김광동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
민주당 소속 신정훈 국회 행안위원장은 "계엄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계엄 선포의 요건과 절차를 충족시키지 못한 명백한 반헌법적, 불법적 국기 문란 사건이자 내란 행위"라고 했고, 같은 당 위성곤 의원은 "윤 대통령은 내란의 수괴로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행안위 회의에 참석한 여러 국무위원도 계엄을 방조하고 공모한 공모자들"이라고 말했다.
출석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와 관련, "(장관들이)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그 자리에 모인 장관 모두가 깜짝 놀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계엄 선포 반대를 표명한 장관에 대해선 “2∼3명 정도였다. 저도 우려를 표명했다고 했다.
서울=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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