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 알바노(왼쪽)가 4일 정관장과 홈경기에서 리바운드를 따내고 있다. 원주|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원주 DB 가드 이선 알바노(28·필리핀)는 2023~2024시즌 국내선수 최우수선수(MVP)였다. 54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31분47초를 뛰며 15.9점·3리바운드·6.6어시스트·1.5스틸을 기록하며 DB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2024~2025 KCC 프로농구’ 초반에는 큰 어려움을 겪었다. 1라운드 9경기(평균 29분14초)에서 작성한 13.2점·2.8리바운드·4.7어시스트·1.4스틸의 기록만 보면 큰 문제가 없어 보이나 필드골 성공률이 36.2%로 저조했다. 지난 시즌(49.7%)과 비교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출전시간마저 들쑥날쑥했던 까닭에 우승후보로 평가받은 팀도 2승7패로 무너졌다. 몸싸움에 관대해진 판정을 두고 불만을 표출해 벌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악재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2라운드 들어 팀과 함께 알바노도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 DB는 5경기에서 4승1패를 기록했고, 알바노도 5경기에서 평균 32분44초를 뛰며 15.0점·3.4리바운드·6.0어시스트·1.6스틸을 올렸다. 필드골 성공률도 40.8%로 나아졌다. 98-67의 대승을 거둔 5일 안양 정관장과 홈경기(27분51초)를 제외한 4경기에서 모두 30분 이상을 소화한 꾸준함도 돋보였다.
팀과 함께 상승기류를 탄 덕분에 표정도 달라졌다. 그러나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는 눈치다. 알바노는 “나뿐 아니라 동료들의 마음가짐도 달라졌다”면서도 “애초에 기대했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좋은 상황은 아니다. 더 잘해야 한다. 내 기량도 중요하지만, 동료들에게 맞춰 나가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어 “심판 판정에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익숙해지려 노력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과 다른 점은 알바노가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됐다는 점이다. 그만큼 책임감이 크다. 육아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이지만, 육아에 따른 피로는 분명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알바노는 “집에 두 아이가 있는 게 지난 시즌과 다른 점”이라면서도 “변명의 여지는 없다(No excuse)”고 외쳤다. 육아와 경기력은 별개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은 것이다. 프로선수로서 마인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알바노는 “지난 시즌과 달라진 점일 뿐이다. 그에 맞춰 적응해야 한다. 만약 가족이 아니었다면 나는 더 못 했을 것이다. 아이들이 내가 농구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는 게 굉장히 큰 동기부여이자 더 잘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칠 때도 있지만, 최대한 꾸준하게 내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 중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리듬이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고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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