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경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당시 무장한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도 진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계엄군은 297명을 선관위 과천 청사와 관악 청사, 선거연수원 등에 투입했는데 이 과정에서 당직자 5명의 휴대전화를 압수하는 일도 벌어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4일 중앙선관위로부터 보고받은 비상계엄 관련 현안보고 자료를 보면 계엄군 10여명은 지난 3일 오후 10시30분 중앙선관위 과천 청사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지 6분 만이다. 같은 시각 경찰 10여명이 청사 밖 정문을 막아서고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야간 당직자가 근무하는 당직실에 들이닥쳐 당직자 5명의 휴대전화를 압수하는 등 행동을 감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선관위 관계자는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왜 들어왔는지에 대한 정황 전달에 대해서는 현재 정보 파악 중에 있다”’며 “압수했던 휴대폰은 나중에 돌려줬고, 특별한 동향 없이 계엄군은 출입 통제 정도만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동시에 경찰 10여명은 청사 밖 정문을 막아서고 출입을 통제했다. 계엄군은 중앙선관위 청사 안에서 출입 통제와 함께 경계 작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1시간 반 뒤인 오후 11시50분쯤 경찰 90여명이 추가로 도착했고, 2시간 뒤인 이날 오전 0시30분쯤에는 계엄군 병력 110여명을 증원해 청사 주변에 배치했다. 하지만 오전 1시쯤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하면서 계엄군의 진입은 3시간여 만에 끝이 났다. 계엄군은 오전 1시50분쯤, 경찰은 동이 튼 뒤인 오전 7시쯤 철수했다.
계엄군, 수원 선거연수원, 서울 관악청사 인근에 왔다 돌아가
같은 시각 경기 수원의 중앙선관위 선거연수원과 서울 관악 청사에도 계엄군이 투입됐다. 계엄군 130여명은 이날 오전 0시50분쯤부터 선거연수원 안에는 들어가지 않고 인근에 대기하다가 오전 2시40분쯤 철수했다. 같은 시각 경찰 100여명도 3일 오후 11시30분쯤부터 선거연수원 건물 밖에 있다가 이날 오전 7시쯤 돌아갔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연수원 건물 안에 들어가지는 않고, 인근에 대기하다가 계엄군이 철수했다”고 밝혔다.
서울 관악 청사 근처에는 계엄군 47명이 오전 0시14분 투입됐다가 2시간 뒤쯤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5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사당역 근처에 위치한 관악구 청사 쪽에도 계엄군이 들어왔으나, 건물 안에 진입을 못하고 주변에 있다가 사람이 아무도 없고 불이 꺼져 있어서 왔다가 다시 돌아갔다”며 “개별 지사 쪽에 계엄군이 투입된 적은 없고, 과천 청사와 관악 청사, 수원의 선거연수원에만 투입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김용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개최한 비상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 참석해 “3일 오후 10시 30분 계엄군 10여명이 중앙선관위 청사 내에 투입됐다. 같은 시각내 경찰 10여명이 출입 통제를 실시했다”며 “처음 투입된 10여명은 무단으로 침입을 한 셈이고, 11시 56분에 시설과장으로부터 현장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며 “의견 표명을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4일 0시 30분 가량 청사 내로 추가 투입된 100여명이 1층 로비에 진입해 경계 작전만 실시했으며며 총 3시간 20여분 동안 청사를 점거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됐고, 4일 오전 1시 50분 계엄군이 완전히 철수했다"고 했다. 함께 진입했던 경찰은 계엄해제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다음인 오전 7시쯤 철수했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총장은 "계엄 당시 시설과장 3명 등이 청사 내 진입해 상황을 파악했다”며 “출입을 허락받은 이유는 국가지도통신망 수신 상태를 확인했고, 행정부로부터 통보된 사항은 없었다"면서 다만 "계엄군 철수 후 확인 결과 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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