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45년만의 비상계엄 선포 여파 속 증시와 환율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식품·외식업계도 고환율과 소비 침체로 혼란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식품업계는 당장의 큰 피해는 없는만큼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며, 외식업계는 계엄 여파로 소비가 크게 줄었다며 탄식하고 있다.
지난 4일 원·달러 환율은 서울외환시장 주간 거래 종가 대비 23.70원 오른 1425.00원에 마감됐다. 전날 오후 10시 28분께 비상계엄 선포 이후 1410원대로 오른 뒤 장중 1442.00원을 기록했다. 2022년 10월 25일(1444.2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재(5일 기준)도 장중 1414.10원으로 높은 금액에 거래되고 있다.
보통 6개월~1년치 수입 원자재를 구매하는 만큼 식품업체들은 당장 큰 타격은 없으나 ‘강달러’ 추세가 지속될 경우 수익 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환율이 높을수록 원가 부담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물론 원화의 가치 하락 시 해외 수출 비중이 높은 일부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얻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원자재를 수입해서 만드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수익성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또 내수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수입자재 가격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불닭볶음면’ 인기로 해외 매출만 80%에 해당하는 삼양식품 역시 마찬가지다. 강달러 흐름이 단기적으로는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으나 원자재를 수입해 사용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달러 강세는 단기적으로는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환율 변동성에 대한 리스크는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흐름이 더 도움이 된다”라며 “밀가루, 팜유 등 많은 원자재를 수입해서 쓰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외식업계 역시 계엄 여파로 힘들어하는 분위기다. 계엄이 해제된 이후에도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불안감은 지속되고 있다. 특히 계엄 선포 전날인 2일 윤석열 대통령이 후반기 국정 운영의 최우선 과제라며 소상공인 분야 민생 토론회를 가졌던 만큼 자영업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허탈해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민생 토론회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배달 수수료를 영세 가게를 중심으로 3년간 30% 이상 줄이고, 모든 전통시장에게는 0%를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간과 협력하겠다며 노쇼(no-show·예약 부도)와 악성 후기(리뷰) 피해 구제도 강화할 계획이었다. 다소 늦은 정책이였지만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환영할 만한 대책이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소비 침체 속 민생 토론회가 열리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연말연시만 기다리며 매출이 활성화 되길 기대했을 것“이라며 ”계엄령이 선포된 나라인만큼 향후 외국인 관광객도 줄어들 것이고, 시국이 어수선해 소비도 침체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고물가, 고환율, 고유가 등으로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은 자영업자들은 느닷없는 계엄령 선포 선포와 해제 사태에 따른 원성을 자아내고 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연말 장사가 코앞인데 큰일났다“ “계엄령 선포 해제 후 매출이 반토막났다” “계엄령 후폭풍을 제대로 맞고 있다” 등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