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독립영화의 오늘을 알려온 서울독립영화제가 50주년을 맞이했다. 그 기나긴 여정을 돌아보며, 서울독립영화제는 한국 독립영화의 발자취를 보여주는 1백 편의 상영작을 선정했다. 그중 장편 10편, 단편 10편을 만든 스무 명의 감독에게 서울독립영화제의 인연과 추억을 물었다. 50년의 시간을 생생히 목격하고 함께해온 20인의 목소리. 그 안에는 독립영화에 대한 사랑과 서울독립영화제를 향한 응원이 분명히 담겨 있다.
강유가람 감독 <모래>
서독제와의 인연 첫 다큐멘터리 연출작 <모래>를 서독제 단편 경쟁 부문에서 상영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당시 함께 상영한 작품 중 김영근, 김예영 감독의 애니메이션 <City>를 인상 깊게 봐서 감독님들과 인사를 나눴는데, 그 일을 계기로 이후에 함께 작업을 했다. 이 경험을 통해 영화제가 네트워킹의 장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기억에 남는 순간 2019년, 장편 <우리는 매일매일>을 상영하던 순간이 떠오른다. 1990년대 말 대학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영 페미니스트들의 과거와 현재를 다룬 다큐멘터리로, 당시 심사위원상과 독불장군상을 수상했다. 변화를 위해 매일매일 움직이는 페미니스트들을 서독제에서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듯해 더욱 고맙고 기뻤다.
나에게 서독제란 차가운 겨울 공기, 그와 대비되는 극장의 열기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서독제는 한 해를 결산하는 한국 독립영화의 가장 큰 축제이지 않나.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독립영화를 소개해준다는 점이 나를 포함한 많은 영화인에게 힘을 준다.
5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서독제는 독립영화의 저변을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독립영화의 존재 의미를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창작자를 응원 해왔고, 한국 독립영화 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장을 꾸준히 만들어왔다는 점도 의미 있게 평가되어야 한다.
독립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에게 예산 삭감 문제로 서독제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 독립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우리가 함께 서독제를 지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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