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으로 향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및 첨단 반도체 장비의 수출을 전면 차단함에 따라 한국 반도체 산업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HBM 제품을 수출 통제 품목에 추가했고, 이는 한국 기업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HBM의 중국 수출 규모가 전체 매출의 10~20%에 해당하며, 이번 제재로 인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주로 미국으로 HBM을 공급하고 있어 당장은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향후 HBM 대중 수출이 사실상 차단됨에 따라 한국 기업의 중국 내 미래 고객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제재는 한국 반도체 업계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특히 중국 최대 D램 기업인 창신메모리(CXMT)는 제재 대상에서 제외되어 저가 칩을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장 점유율 감소가 우려된다.
또한 일본과 네덜란드를 포함한 33개 국가의 반도체 장비 업체들은 중국에 대한 수출 규제가 면제돼 한국 기업들이 불리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반도체 장비업계는 정부와의 소통 부족으로 인해 더욱 어려운 입장에 놓일 수 있다.
이번 제재로 인해 한국 기업들은 미국 엔비디아, AMD, 인텔 등 미국 팹리스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이는 중국 내 반도체 자급률이 증가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며, 한국 기업들이 겪는 손실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AI용 첨단 제품인 HBM3E와 HBM4의 공급 시기를 앞당겨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결국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미국의 수출 통제로 인해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 전략이 시급하다.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인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다 철저한 외교통상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