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예매 낯선 고령층 이용객 현장 표 예매에 진땀
(대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전국철도노동조합이 5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파업 첫날 오전께부터 시민 불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10시께 대전역 대합실에는 철도노조 파업에 따른 열차 운행 중단, 지연 안내방송이 반복적으로 울려 퍼진 가운데, 대형 전광판과 모니터에는 '파업에 따른 열차 시각과 운행 상황을 확인해달라'는 문구가 계속해서 나왔다.
대합실은 이른 시각부터 열차 탑승을 기다리는 시민들과 예매창구에서 차표를 구하려는 시민들이 뒤섞여 붐볐다.
일부 시민들은 역사 한쪽에 붙은 열차 운행 조정 시간표를 유심히 살피거나 휴대전화로 촬영하기도 했다.
대전역 현장 창구에는 표를 사려고 기다리는 시민들 20여명이 줄지어 서 있었다.
대부분 고령층인 이들은 대전역을 혹시라도 표를 구하지 못할까 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었다.
일부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창구직원들에게 답답함을 토로했고, 직원들은 "오늘부터 파업이라 운행 중인 열차 수가 적다"고 재차 안내하느라 진땀을 빼는 모습이었다.
어지럼증이 심해 대구에 있는 유명 신경외과에 치료받으러 간다는 이 모(80·대전 용운동) 씨는 예매창구 앞에서 휴대전화기를 붙들고 진료 예약을 바꾸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씨는 "입석도 없다고 해서 오후 4시 10분 열차를 예매했다"며 "요즘 시국이 어수선한데 철도 이용마저 쉽지 않으니 마음이 불편하다"고 밝혔다.
대학생 김모(23) 씨는 "갑자기 정해진 일정이라 예약을 못 했는데 부산행 KTX와 ITX 열차까지 운행 중단이라 당황스럽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캐리어 가방 4개를 끌고 대전역을 찾은 인도네시아 관광객 모녀도 "2시간 뒤 서울행 KTX를 겨우 예매했다"며 "파업이 있는 줄 미처 몰랐다"고 밝혔다.
열차 중단과 지연으로 불편함을 감내하면서도 철도파업을 지지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급한 집안일로 경북 청도 본가에 가야 한다는 최모(61) 씨는 이날 파업 여파로 오후 3시간 30분을 기다려야 했지만 "파업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코레일이 다른 공기업과 비교해봐도 상당히 임금이나 근무 여건이 열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노조에서 요구하는 상승 폭이 크지도 않은데 이런 건 정부에서 잘 처리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천안아산역으로 향한다는 박모(42) 씨 역시 "불편하긴 하지만 권리이지 않으냐"며 "철도는 작은 사고도 대형 사고가 될 수 있어 이참에 시설 투자나 근로자 여건이 개선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이날 전국 지부별로 총파업 출정식을 하고 서울을 비롯해 부산·대전·영주·광주송정역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대전지방본부 소속 노조원 등 2천여명(주최 측 추산)은 오전 11시 40분께 코레일 본사 앞 대로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근무 체계 개편, 기본급 인상, 외주화 중단, 인력 충원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비상 수송대책을 내고 평시 인력의 60% 수준인 총 1만 4천861명의 인력을 투입해 이용객이 많은 KTX와 출퇴근 시간 수도권 전철을 중심으로 열차 운행 횟수를 최대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파업 여파로 무궁화·ITX 새마을호, KTX 열차는 일부 운행이 중단됐다"며 "파업 첫날 정확한 운행률 통계는 이날 오후께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coo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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