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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지주회사 소유 출자 현황 및 수익 구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88개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중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집단(전환집단)은 지난해(38개)보다 5개 늘어난 43개로 집계됐다.
지주회사 체제는 지주회사가 수직적 출자로 나머지 계열사 전반을 자·손자·증손회사로 지배하는 소유구조를 말한다. 소유구조가 단순·투명해 감시가 쉽고 사업 부문 간 위험 전이를 방지할 수 있는 등 장점이 있다.
동일인 법인 2개 집단을 제외한 총수 있는 전환집단 41개 분석 결과, 368개 계열사를 총수 일가가 지주회사 체제 외로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28개(62%) 회사가 사익 편취 규제 대상이었다. 이 중 25개사는 지주회사 지분(평균 9.8%)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익 편취 규제 대상 회사는 △총수일가 보유지분 20% 이상 국내 계열회사 △해당 회사가 지분 50%를 초과해 보유한 국내 계열회사 등이다. 사익 편취는 일감 몰아주기 등 대기업이 총수 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특히 해당 회사들에 대한 총수일가의 평균 지분율은 76.7%로 확인됐다. 총수일가가 지주회사·자회사·손자회사가 아닌 체제 밖 계열사를 통해 지주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중 11개 회사는 총수 2세 지분이 20%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총수 2세 지분이 20% 이상인 회사는 하림(136480), HDC(012630), 에코프로(086520), 애경, 하이트진로(000080) 등이다.
전환집단 체제 외 계열사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체제 외 계열사의 사익 편취 규율 대상은 △2019년 170개 중 81개 △2020년 161개 중 80개 △2021년 225개 중 96개 △2022년 276개 중 176개 △2023년 353개 중 226개로 집계된 바 있다.
지주회사 규제를 우회하는 ‘꼼수’도 늘었다. 지주회사 자회사는 손자회사가 아닌 국내 계열사 주식을 소유해선 안 되지만, 국외 계열사를 끼는 방식으로 규정을 회피할 수 있다. 공정위 조사 결과 국외계열사를 거쳐 국내계열사로 간접 출자한 사례는 32건으로 전년(25건) 대비 증가했다. SK(034730)가 9건으로 가장 많았고 원익(032940), LX, 동원, 하이트진로(000080) 등이 뒤를 이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주회사 소유출자 및 수익구조 현황을 지속적으로 분석·공개해 시장참여자의 감시를 용이하게 하고 기업집단의 자발적인 소유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해 나갈 것”이라며 “지주회사 제도를 이용해 편법적 지배력 확대, 지주체제 집단에서의 부당 내부거래 및 사익 편취 행위 등에 대해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법 위반 행위에 대해 엄중히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환집단 소속 일반지주회사에 대한 총수와 총수일가 평균 지분율은 각각 24.7%, 47.7%로 전년(23.2%, 46.6%) 대비 소폭 증가했다. 올해 신규로 지주회사를 설립하거나 지주체제로 전환한 대기업집단 소속 일반지주회사의 총수, 총수일가 평균 지분율(32.9%, 54.6%)이 다소 높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총수 있는 41개 전환집단의 국내 계열회사에 대한 내부거래 비중은 12.64%로 전년(13.36%)보다 감소했다. 일반집단(12.37%)과 비교해선 소폭 높았다. 국외 계열사에 대한 내부거래를 포함할 경우 전환집단 내부거래 비중은 28.71%로 일반집단(39.48%)보다 낮았다. 전환집단 체제 내 회사의 국내 내부거래 비중은 12.96%로 체제 외 회사 비중(6.92%)보다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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