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중구 동화빌딩 1층 위치한 신한은행 서소문지점. 지점 내 AI 브랜치(지점)는 농구코트 반절 남짓한 크기에 메탈 소재로 꾸며져 마치 미래 사회로 순간 이동한 듯한 느낌이었다.
가장 큰 특징은 일반 지점들과 달리 사람이 아닌 AI(인공지능) 은행원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날 번호표를 뽑고 업무를 마칠 때까지 '환한 미소'로 옆을 지켰다. 또 AI 창구 직원은 이미 고객의 방문 목적을 알고 있어 비교적 신속한 업무 처리가 가능했다.
은행 안으로 들어서자 커다란 모니터 두 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오른쪽 모니터에 여성 AI 직원이 나타나더니 "안녕하세요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며 웃어 보였다.
앞쪽에 마련된 마이크에 대고 예·적금, 카드 재발급 및 환전 등 중 희망하는 업무를 말하자 번호표가 나왔다. 이번 방문엔 환전 업무를 택했다. 번호표를 받아들고 모니터 뒤에 있는 AI 창구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곧바로 이번엔 모니터의 남성 AI 은행원이 기다리고 있는 AI 창구에서 호출 신호음이 들렸다.
다소 긴장한 채로 창구 부스 문을 조심스레 열자 "반갑습니다. 제가 최선을 다해 안내해 드릴게요"라며 남성 AI 은행원이 따뜻하게 기자를 맞이했다. 기자와 함께 시연에 참여한 문성기 서소문지점 부지점장이 업무를 보기 시작하자 "다시 만나 뵙게 돼 반갑습니다"라는 인사말도 건넸다.
이어 환전 업무를 도와주기 시작했다. '지금 환율이 어떠냐'라는 질문에 AI 직원은 실시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 모든 과정은 앞선 번호표 발급 때와 마찬가지로 AI와의 대화로 이뤄졌다.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도 '똑똑한' 직원은 곧잘 알아들었다. 신분증과 바이오(손바닥) 인증 등을 요구하며 보안도 철저히 지켰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8일 서소문지점에 국내 금융권 최초로 AI 기술과 LLM(거대언어모델)을 활용한 AI 브랜치를 열었다. 실제 은행 직원의 얼굴과 목소리를 입혀 한껏 자연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문 부지점장은 "주말·휴일에도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AI 직원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특히 환전이나 증명서 발급처럼 급한 업무를 처리할 때 많이들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AI 직원은 계속 학습하는 STT(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억양이 센 사투리도 잘 이해한다"며 "현재 은행에서 일어나는 모든 입출금 상황의 60% 정도 처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지속적인 기술 혁신으로 향후 대부분의 업무를 해결하게끔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고령화 시대에 맞춰 노년층의 접근성도 늘린다는 계획이다. 문 부지점장은 "AI 브랜치 출범 이후 현장에서 들리는 피드백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며 "글자 크기를 키우거나 음성 기능을 늘리는 등 여러 방향성을 고려해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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