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오락가락' 규제에 길 잃은 은행… 내 대출금리 어디로

[데스크칼럼] '오락가락' 규제에 길 잃은 은행… 내 대출금리 어디로

머니S 2024-12-05 07: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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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장사' 지적을 받는 은행권이 대출금리 산정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서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에 진입했으나 은행권은 가계대출 관리를 이유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어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733조3387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2576억원(0.2%) 늘었다. 10월 증가분 1조1141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역대급 '영끌 광풍'이 일었던 7월 7조1660억원, 8월 9조6259억원, 9월 5조6029억원과 비교해선 대출 증가세가 크게 줄었다.

연말 은행권은 가계대출의 문을 걸어 잠그고 사실상 영업을 중단했다. 5대 은행 중에선 국민은행을 제외한 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이 비대면 가계대출을 중단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6일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전세대출, 신용대출 등 모든 가계대출의 비대면 판매를 중단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5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전세대출 판매를 막았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15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전세대출, 신용대출 상품을 판매하지 않는다.

가계대출의 총량 관리에 금리는 여전히 오름세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 하단은 4%대로 올라섰다. 지난 7월 최저 2%에서 4개월 만에 2%포인트 상승이다. 5대 은행의 지난달 평균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는 1.04%로 집계됐다. 대출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평균 예대금리차는 지난 9월(0.73%)과 비교해 0.31%포인트 확대됐다.

은행권의 속내는 복잡하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 규제를 강화하면서 관련 대출 판매를 중단하고 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렸으나 예대금리차 확대에 이자장사 지적을 받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의 시중은행 대출 규제 강화로 빚어진 시장 혼돈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7월2일 "무리한 대출 확대로 가계부채 악화 우려가 커진다"고 경고했고 시중은행은 잇따라 대출금리를 올려잡았다. 8월25일에는 가계대출 금리 상승세에 "금리 상승을 바란 게 아니다"고 밝혔고 시중은행들은 대출 만기와 한도를 축소했다. 이어 유주택자 대출 제한 등 규제에 돌입했다.

때아닌 대출 한파에 실수요자들의 불만이 잇따르자 이 원장은 지난 9월4일 "가계부채 관리가 늦어져도 실수요자에게 부담을 주면 안 된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이에 은행들은 대출 실수요자들을 선별하는 전담팀을 꾸리는 등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결국 같은달 10일 이 원장은 은행장 간담회에서 "가계대출 관련 세밀한 메시지를 내지 못해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고 은행들은 자율 심사 관리 체제로 전환했다.

이 원장이 한껏 자세를 낮췄지만 금융당국의 오락가락한 기조에 은행 대출 창구는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자율경쟁 체제에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지만 시어머니 잔소리에 오락가락 갈피를 잡지 못한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도 은행권에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은행의 자율 경쟁 속 안전성을 믿는 고객들의 신뢰 때문일 것이다. 금융 불확실성 시대 그 어느 때 보다 은행의 신뢰가 중요하다. 혼란스러운 상황에 국민의 자산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은행의 자율적인 대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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