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을 봉지째?"… 출발한 비행기 돌린 오너가 '갑질논란'[오늘의역사]

2014년 12월5일.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한국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한 대한항공 A380 여객기가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난동으로 이륙 지연됐다. 사진은 대한항공 A380 여객기 모습. /사진=머니투데이(대한항공 제공)

2014년 12월5일.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한국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한 대한항공 A380 여객기가 예정된 시간보다 46분 늦게 출발하는 이륙 지연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여객기 퍼스트 클래스에 탑승한 재벌 3세이자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항의로 인해 이른바 '땅콩회황'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으로 그는 '갑질 논란'으로 화제를 일으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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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점이 된 마카다미아 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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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땅콩 회항' 사건은 조현아 부사장이 승무원이 의사를 묻지 않은 채 봉지째로 견과류 간식을 줬다는 이유로 시작됐다. 사진은 마카다미아. /사진=이미지투데이

조현아 전 부사장은 기내에 탑승해 객실 승무원이 견과류 간식을 건네자 의사도 물어보지 않고 봉지째로 제공한 것이 부적절하다며 질책했다. 이에 승무원 중간관리직이었던 박창진 전 사무장을 호출해 승무원과 사무장에게 불만을 표출했다.

조 전 부사장은 승무원과 사무장을 무릎 꿇린 상태에서 모욕적인 언사를 가했다. 그는 사무장에게 책임자라며 당장 기내에서 하차하라고 지시했다. 결국 비행기에서 사무장이 내리자 부사무장이 대신 비행 책임을 지고 여정보다 46분 늦게 이륙했다.

심지어 비행기는 이륙을 준비하기 위해 푸시백 하던 중이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클레임으로 인해 비행기는 다시 탑승구로 돌아가 박 전 사무장을 하차시킨 후에야 이륙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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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된 '갑질'… 사과 쪽지에 여론 분위기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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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부사장의 쪽지 사과에 여론 분위기는 더욱 냉랭해졌다. 사진은 조현아 부사장이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2014년 12월17일 서울 서부지방검찰청으로 출두한 모습. /사진=머니투데이

해당 사건이 화제를 모으면서 여론 분위기는 대한항공 오너가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 이어졌다. 여론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조현아 전 부사장은 하차시켰던 박 전 사무장에게 쪽지로 사과를 전했다. 수첩을 뜯어 건넨 쪽지에는 "직접 만나 사과드리려고 했는데 못 만나고 간다"며 "미안하다"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 쪽지 사과에 여론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지자 고 조양호 전 회장은 임원 회의를 소집해 조현아 전 부사장을 직책에서 보직해임했다. 다만 부사장 직급이 사라진 것이 아니며 대한항공 등기이사, 3개 계열사 보직 등은 유지했다.

솜방망이 처벌에 대해 대한항공을 향한 여론의 뭇매는 계속됐다. 이에 2014년 12월12일 당시 조양호 회장은 공식 사과를 발표하며 조현아 전 부사장을 모든 직위와 경영에서 물러나게 하겠다고 전했다.

해당 사건은 특정 이유 없이 이륙 지연이 돼 국토교통부에서도 조사가 진행됐다. 2014년 12월14일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사건 당시 조현아 전 부사장은 음주 상태였다. 이에 국토부는 대한항공에 운항 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내리고 조 전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처벌 여부는 법원에서 결정됐다. 이륙 지연과 관련해 한국 사법부 3심 판결에선 업무방해죄 등으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