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천시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특히 북한과 맞닿아 있는 서해5도 주민들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밤새워 TV와 휴대전화로 뉴스를 확인했다.
연평도 주민 김영식씨(67)는 4일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를 확인한 뒤 혹시 전쟁이 날까 하는 생각에 잠을 자지 못했다”며 “연평도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가장 가까워 전쟁이 나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더 불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계엄을 해제하기 전까지 많은 주민들이 잠도 못 자고 뉴스만 쳐다봤다”고 덧붙였다.
책 속에서만 계엄령을 접한 대학생들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계엄 선포를 겪자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다.
인천대에 재학 중인 박지연씨(23)는 “뉴스 속보를 보고 너무 무섭고 충격적이었다”며 “21세기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의문이 들고, 민주주의를 한순간에 무너트리려고 했다는 점에서 화가 났다”고 말했다.
연세대 송도캠퍼스에 다니는 이수영(가명·20)씨는 “계엄령이라는 단어는 전쟁 중인 국가에서만 사용하는 단어라고 알고 있었다”며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느닷없이 계엄령을 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독재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노력들을 후퇴하려고 했다는 점에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인천수출기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 경제 관계자들은 국가 신뢰도 하락 및 환율 등의 문제로 수출은 물론 해외 투자 유치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남동국가산업단지 등에 입주한 인천 중소·중견 기업들은 대부분 반도체나 자동차 부품, 중장비 부품 등을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경제 침체,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대내외 상황이 불안정한 상황인 데다가 비상 계엄까지 겹친 탓에 투자 계획 등을 미뤘다.
이에 따라 인천지역 주요 경제 협·단체장은 이날 열린 인천경제단체협의회 창립을 위한 간담회에서 비상계엄 선포 관련 상황, 대책 마련 필요성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역시 현안 회의 등을 통해 대응 방안 등을 모색했다.
남동산단 중장비 부품 생산 업체 관계자는 “한국 정치, 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해외 업체가 수출 계약을 하려고 하겠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생산 라인 등을 늘리려고 했던 기업들도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다”며 “상황이 안정되기 전까지는 새로운 사업은 미룰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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