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업계 세대교체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3세 경영인들이 사업 전면에 나서면서 이들의 경영능력과 미래먹거리 등 기업 과제가 유통가 화두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관록을 과시하며 여전히 경영 일선을 진두지휘하는 업계 인물들도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이뉴스투데이>는 유통업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을 집중 조명하고, 이들의 행보와 평가 등을 통해 향후 집중할 사업과 기업 내 위상, 성장 방향을 전망한다. <편집자 주> |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빙그레가 인적분할을 통해 조직을 재편한다. 이 중심엔 김동환 사장이 있다. 조직 재편과 동시에 김동환 사장에 대한 승계에 속도를 내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인적분할로 그룹 재편 나서는 빙그레
빙그레는 내년 5월 인적분할을 통해 현재 단일 법인을 ‘빙그레홀딩스’와 ‘빙그레’로 나누는 구조 재편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김호연 회장의 장남 김동환 사장이 그룹의 중심으로 부상하며 빙그레의 미래를 책임질 3세 경영자로 주목받고 있다.
내년 시행될 인적분할은 김 사장의 리더십 아래 진행된다. ‘빙그레홀딩스’는 지주사로 전환해 사업 간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빙그레’는 기존 식품 사업에 집중하게 될 예정이다. 이런 구조 변화는 빙그레의 효율성과 전략적 의사결정 속도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분할 존속회사인 ‘빙그레홀딩스’는 향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주회사로 전환해 투자 및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략적으로 관리하며, 해외사업 비중을 확대한다. 또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등 그룹 내 계열사 간 협업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등 장기적인 성장을 이끌어 간다.
인적분할을 통해 설립되는 ‘빙그레’는 유가공 제품 등 음·식료품 생산 및 판매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경영 체제를 구축해 사업 전문성과 성장전략을 강화한다. 또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사업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계획이다.
빙그레는 “인적분할을 통한 재편을 통해 각 사업 부문별 사업 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을 극대화하고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립하는 한편, 경영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시장으로부터 적정한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빙그레는 총 발행주식의 10.25%에 해당하는 현재 보유 자사주 100만9440주를 향후 별도 이사회 결의를 통해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3세 경영승계 속도···성공적 통합 및 시장 경쟁력 제고
이같은 빙그레 구조 재편은 김 사장 승계에 있어 중요한 변화다. 현재 빙그레 지분은 김호연 회장이 36.75%, 재단법인 김구 재단 2.03%, 물류회사 제때 1.99%, 재단법인 현담문고 0.13%을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서 가능성을 제기하듯이 빙그레가 인적분할 후 제때와 지주회사를 통합할 경우 지분변동이 발생한다. 김 사장은 빙그레 주식 1.99%를 보유한 3대 주주 ‘제때’ 지분 33.34%를 보유 중이다.
김 사장은미국 유학을 마치고 빙그레에 입사한 뒤, 경영기획과 마케팅본부장을 거쳐 2019년 빙그레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다양한 신사업을 통해 그룹 성장을 도모했다.
그는 아이스크림 브랜드 ‘끌레도르’의 리브랜딩과 유제품 시장에서의 다각화를 추진하며 빙그레 시장 점유율 확대에 기여했다. 최근에는 해외 진출과 프리미엄 제품군 강화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계획을 이끌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해태아이스크림의 성공적인 통합이 꼽힌다. 2020년 인수 후 생산 및 물류 통합과 공동 마케팅을 통해 영업이익을 3배 가까이 증가시키며 그룹 매출을 1조3943억원으로 끌어올렸다.
붕어싸만코와 메로나 등 인기 제품을 기반으로 해외시장 공략에도 성공했다. 미국, 베트남 법인을 설립하며 수출을 확대했고, 베트남 법인은 2020년 매출 40억원을 기록했다. 또, 더단백, 비바시티 등 단백질 기반 건강식품 사업을 도입하며 신사업에서도 성과를 냈다.
이런 노력은 빙그레의 지속적인 매출 성장과 시장 경쟁력 제고로 이어졌다. 빙그레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이어가며 김 사장 승계에 힘을 실었다.
◇경영 역량 입증 단계, 리스크 해결해야
김 사장은 오너 일가의 3세로서 그룹 내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해태아이스크림의 성장으로 경영 역량을 입증했으며 건강식품과 B2B 사업으로의 진출은 지속 가능한 사업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적 방향성을 보여준다. 업계에선 김 사장의 기획과 실행력을 높게 평가하며, 빙그레 미래를 책임질 적임자로 보고 있다.
김 사장의 경영 스타일은 혁신적이면서도 수익성을 중시하는 실용주의로 평가받는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의 글로벌 비전과 공격적인 투자 방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빙그레가 성장 잠재력을 더욱 키울 것이라는 기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지나치게 빠른 사업 확장으로 자금 유동성 문제를 초래될 수 있으며 내부 조직 안정성도 해결해야 한다.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강력한 경쟁자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빙그레의 단백질 음료 시장 및 B2B 사업 경쟁력 강화도 숙제다.
또한 최근 김 사장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경찰을 폭행한 사건은 그룹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혔다. 법적 공방과 사회적 비난 속에서 오너 리스크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빙그레 경영진의 핵심 과제가 됐다.물적 분할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서 주주와의 갈등 관리, 신규 사업의 안정적 정착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인적분할이라는 큰 전환점을 앞두고 있는 빙그레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는 단순히 경영 성과뿐 아니라 윤리적 경영과 책임 있는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 최근 사건은 빙그레가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대외 신뢰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며 “김동환 사장의 경영 능력은 업계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오너 리스크라는 장애물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그의 리더십에 대한 궁극적인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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