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계엄 선포에 경기도민의 불안과 분노가 크게 요동쳤다.
4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3일 오후 10시23분께 긴급 담화를 갖고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히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로 인해 도민들은 가족과 친구를 깨우며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거나 소식을 주고받으며 밤새 불안에 떨었다. 갑작스러운 계엄령 선포와 해제는 도민들의 대통령의 결정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며 분노를 가중시켰다.
성남시 수정구 수진동에 거주하는 민경택씨(38)는 “이게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일인지 눈을 의심했다. 순간 전쟁이라도 난 줄 알았다”며 “계엄령이 이렇게 쉽게 선포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수원특례시 팔달구 매교동에 사는 박미경씨(29)도 “자다 일어나 갑자기 가족들이 속보가 떴다고 알려줘 비상계엄 선포를 확인했다”며 “태어나 처음 있는 일이라 얼떨떨하고 이로 인해 어떤 일이 발생할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영일씨(41·용인시 둔전동)는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갑작스레 계엄을 선포하면서 국가에 혼란을 줬다”며 “대통령의 판단이 과연 국민을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울분을 토했다.
특히 노년층에서는 과거 독재 정권 시절의 악몽이 떠오른다는 반응도 나왔다.
전날 집회를 위해 국회에도 다녀왔다는 노현선씨(75·광명시)는 “나라가 독재 시대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무섭다”며 두려움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런 중대한 결정을 내리면서 국민의 동의는커녕 사전 공지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이 어떻게 정부를 믿고 따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박규섭씨(70·부천시)는 “70년대 군사정권 아래 살던 기억이 떠올라 소름이 돋았다”며 “민주화 이후 이런 일을 겪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정부가 국민을 위한 조치를 내린다고 믿었던 시절은 끝난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이게 민주주의 국가에서 가능한 일이냐”는 글부터 “국민 동의 없이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독재와 다름없다”는 비판까지 이어지며 분노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정부의 대응 방식을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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