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소비도 양극화···‘다이소전용’ 초저가 시장 뛰어든 뷰티업계

다이소 매장 내 화장품 코너.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황수민 기자] 경기 불황과 고물가로 인한 소비 양극화 현상이 화장품 시장에서도 뚜렷해지고 있다. 백화점에서 명품 화장품 매출이 성장세를 보이는 한편 5000원 이하 제품을 판매하는 다이소에서도 화장품 수요가 증가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형 화장품 업체들도 잇따라 초저가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롯데백화점 화장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다. 명품 브랜드가 많이 포함된 색조화장품 매출만 보면 증가율이 25%에 달한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화장품 매출도 16.1% 올랐고 현대백화점 역시 올해(1∼9월) 명품 화장품 매출이 13.1% 신장했다. 이런 명품 화장품에 대한 높은 수요에 발맞춰 프라다뷰티가 올해 하반기 국내에 상륙해 현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더현대 서울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저가 화장품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다이소의 기초화장품과 색조화장품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각각 240%, 130% 증가했다.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기존 제품 대비 용량이 적으면서 최대 5000원을 넘지 않아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프라다뷰티 팝업스토어. [사진=신세계백화점]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3000원짜리 손앤박 '아티 스프레드 컬러 밤'은 6만원대 샤넬 제품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한때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저가 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지자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등 대기업들도 다이소 전용 제품을 내놓으며 초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9월부터 스킨케어 브랜드 '미모 바이 마몽드' 제품을 다이소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토너와 크림, 클렌징폼 등 8종을 1000원에서 5000원 사이 가격대로 선보였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다이소의 화장품 강화 전략과 맞물려 자사 제품도 출시 직후 온라인 다이소몰에서 판매 랭킹 상위에 오르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지만 앞으로 시장의 반응과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이 지난 9월 다이소 전용 제품으로 출시한 'CNP 바이 오디-티디 스팟 카밍 젤'은 지난달 말 기준 누적 판매량 10만개를 돌파했다. 다이소몰에서 구매 수량을 1인당 3개로 제한했음에도 품절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왼쪽부터) 아모레퍼시픽 '미모 바이 마몽드', LG생활건강의 다이소 전용 제품 'CNP 바이 오디-티디 스팟 카밍 젤', 애경산업 메이크업 브랜드 '투에딧 바이(by) 루나'. [사진=각 사]

내년 1분기 중에는 자사브랜드 더페이스샵과 코드글로컬러에서도 다이소 전용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확실한 효능의 제품이 고객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화장품 시장의 트렌드와 채널 특성에 맞춘 제품을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애경산업은 지난 8월 다이소에서 '에이솔루션 어성초 칼라민 진정콕 스팟'을 10㎖ 소용량으로 출시해 1∼3차 공급 물량이 완판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메이크업 브랜드 '투에딧 바이(by) 루나'를 다이소에서 처음 선보였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투에딧은 트렌드에 민감하면서도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브랜드"라며 "앞으로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