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권선형 기자] 중국 정부가 미국의 반도체 추가 제재에 반발해 갈륨, 게르마늄, 안티몬 등 주요 광물 자원의 대(對)미국 수출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상무부는 3일 “갈륨, 게르마늄, 안티몬, 초경질 재료와 관련된 이중 용도 품목의 미국 수출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며 “흑연 이중 용도 품목의 미국 수출은 최종 사용자 및 최종 용도에 대한 보다 엄격한 검토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중용도 품목은 민간 또는 군사적 목적이거나 군사적 잠재력 확대, 대량살상무기와 운반수단설계, 개발, 생산, 사용하는 데 기여하는 상품과 기술, 서비스를 뜻한다.
상무부는 “미국은 무역 문제를 정치적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번 수출 통제 조치는 국가 안보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인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갈륨과 게르마늄은 태양광 패널, 레이저, 다양한 전자제품 제조에 필수적인 자원으로,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각각 98%, 60%를 생산하고 있다. 흑연은 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원료로, 한국의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대량으로 의존하고 있다. 중국이 천연 및 인조 흑연을 포함한 세계 음극재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어 한국의 배터리 산업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이 2022년 수입한 배터리 음극재용 흑연과 인조흑연 총액은 2억4100만달러로, 이 중 93.7%를 중국에서 조달했다.
이에 정부와 업계에서는 배터리 수출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만약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기업들이 흑연을 원활히 조달받지 못하면 배터리 생산 규모와 일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현재 한국 기업들은 미국 현지에 배터리 생산 시설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대응책 마련을 위해 업계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수출 통제 조치가 향후 어떤 방식으로 적용될지 예의주시할 예정이다. 5일에는 배터리산업협회 등 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공동 대응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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