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경민 기자] 집권여당이 또다시 쪼개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계엄 해제를 위한 본회의 참석 여부조차 한뜻으로 모이지 못했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18명만 계엄 해제를 위한 본회의 표결에 참석했고, 90명은 빠졌다. 이후 최고위원회의에도 친윤계가 2명이나 불참하면서 엇박자는 더욱 커지고 있다.
친한계 18명만 계엄 해제 본회의 표결 참석
이날 새벽 계엄령 해제 요구 결의안 의결을 위해 열린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은 친한계 및 중립 성향 의원 18명 뿐이었다. 나머지 국민의힘 의원 90명은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등에 흩어져 있었다.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5분 만에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라는 입장문을 내고 의원들을 대상으로 의원총회를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개최하겠다는 문자를 보냈다. 이에 응한 의원은 조경태, 우재준, 김상욱, 김용태 등 친한계 및 중립 성향 의원 18명에 불과했다.
이후 친한계 및 중립 성향 의원 18명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의결에 야당과 함께 찬성표를 던졌다. 한동훈 대표는 이후 본회의장에서 이재명 대표와 잠깐의 얘기를 나눈 뒤, 새벽 5시를 넘긴 시각에 윤 대통령이 긴급 회견을 통해 국회 계엄해제 요구를 수용한다고 밝히면서 국회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친윤 포함 나머지 90여명 본회의 표결 참여 않고 우왕좌왕
대신 나머지 의원 90여명은 추경호 원내대표의 지시를 따랐다. 추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장소를 수차례 바꾸다 최종적으로 당사로 의원들을 불러 모았고, 60여명의 의원들은 당사에서 표결을 지켜봤다. 표결 본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추 원내대표는 국회 본청 원내대표실에 머무르면서서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추 원내대표는 불참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계속 당사에 있는 의원들과 소통하고 원내대표로서 의원들의 입장을 전해야 해서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않았다”며 “일단 제 판단으로 불참했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상당수 여당 의원이 표결에 불참한 이유에 대해 “(국회로) 들어오려고 시도하다가 결국 진입이 되지 않아 당사에 많은 사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당 안철수 의원은 이날 계엄 해제 표결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사에 가니까 아무런 연락도 안 되고 정보를 주는 사람도 없고 한없이 기다리고만 있었다. 내가 있을 곳이 여기가 아니다 싶었다”라며 “경찰들이 (국회를) 다 이렇게 막아놨더라. 경찰들이 없는 쪽으로 담 넘어서 들어왔는데 아쉽게 표결은 끝났더라”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가 ‘계엄 반대’를 당론으로 낸 건 표결이 이뤄진 오전 1시에서 2시간여가 지난 오전 3시 경이었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날 오전 3시 반경 여의도 당사에서의 기자들과의 만남에서서 "현재 모인 의원들이 뜻을 모아서 국회에서 계엄 해제와 관련된 의결을 했기 때문에 대통령께선 그 의결을 받아들여서 조속히 계엄을 해제해주십사 하는 요청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배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런 요청이 국민의힘 당론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계엄 표결 이후 당론이 나왔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늦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친윤계의 행태를 비판하는 의견도 나왔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과의 인터뷰에서 “한 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으로 왔으면 좋겠다는 문자를 계속해서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추 원내대표는 당사로 모이라는 혼선을 줬다. 결론적으로는 혼선을 줘서 (계엄령 해제 요구안 표결 참석을) 방해한 결과가 돼 버렸다”고 꼬집었다. 김종배의>
그러면서 "본인은 국회 본회의장 본관에 같이 있으면서도 본인의 뜻에 따라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그런 모든 행위들이 국민들께서 용서하실 수 없는 행위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사태 수습을 위한 최고위원회의에도 친윤 최고위원들은 아예 나타나지 않았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와의 인터뷰에서 “김재원 최고위원과 (김민전 최고위원) 친윤으로 불리는 두 분은 나오지 않았다”며 ““(불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들리는 얘기로는 김재원 최고위원은 아예 연락이 안 됐고, 김민전 최고위원은 ‘몸이 아프다’는 이유를 든 걸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현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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