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11시15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14.6원에 거래되고 있다. 계엄령 선포 전인 3일 밤 10시쯤 1403.5원이었던 환율은 11시53분에는 1437원까지 상승했고 이후 0시26분 기준 1446.5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15일(1488.0원) 이후 15년 8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전날 대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이 전날 밤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지만 2시간 37분 만에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하면서 계엄이 사실상 해제됐기 때문이다.
계엄령 해제 이후 시장은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재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부서별로 금융 동향 등을 점검하고 있다.
환율 급등은 한국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수출 중심의 대기업은 환차익 등으로 수혜를 입지만 원자재를 수입하는 산업과 중소기업은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화학, 철강산업은 환율 상승으로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원자재와 원유 수입 시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해외에서 원자재와 부품을 수입해 조립, 생산하는 중소제조업체들도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한다.
항공업계는 고환율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에도 팬데믹 이후 폭발한 여객 수요로 역대급 매출을 기록했지만 고환율로 수익성은 악화했다. 항공사들은 유류비와 더불어 항공기 리스비 등 고정비를 달러로 지출한다. 연료비는 통상 항공사 영업비용에서 30%가량을 차지한다. 대한항공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약 280억원의 외화평가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영향을 살피고 있다. 해운사는 운임을 달러로 받고 매출은 원가로 환산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매출 증가와 연결된다. 하지만 전체 매출의 10~25%를 유류비로 사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증가한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은 지난해 매출이 8조4000억원의 약 14%에 해당하는 1조1750억원을 유류비로 지출했다.
기업들은 환 헤지 등으로 환율 변동에 대응하고 있다. 당장은 고환율에 따른 파급 효과가 크지 않지만 한화 가치 하락 기조와 변동 폭 증가가 장기화할 경우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산업계는 정부의 원자재 안정 공급과 외환 시장 안정화 정책을 통해 기업들의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모은다.
재계 관계자는 "수출 비중이 큰 한국 산업 특성상 환율 변동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환율 안정화 정책과 기업 규제 개선 등으로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Copyright ⓒ 머니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