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기습 비상계엄을 선포한 데 대해 5·18민주화운동의 진원지인 전남대의 단과대 회장이 "간첩 아니고서야 겁먹을 필요 없다"며 계엄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
4일 대학생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따르면 전날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전남대 단과대 회장 A 씨는 인스타그램에 윤 대통령의 담화문 내용 일부를 캡처해 공유했다.
사진과 함께 A 씨는 "간첩이 아니고서야 겁먹을 필요가 없다"고 적었다.
이어 "계엄 선포가 쿠데타도 아니고 법에서 보장하는 대통령의 권한이기도 하고 질서를 위해서는 가끔 통제가 필요하다"며 주장했다.
이후 4일 오전 1시 1분 국회가 군경과 대치 속에서도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상정하고 가결하자 A 씨는 "여론이 이렇다면 내가 잘못 생각했다는 거겠지"라고 재차 글을 올렸다.
A 씨의 글을 본 전남대 학생들은 "정치적 성향을 떠나 비상계엄을 어떻게 옹호할 수 있나", "간첩이 아니면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니, 5·18 때 희생된 분들은 간첩이라서 당했냐", "대체 평소 어떤 집단에서 살았길래 무책임한 발언을 하나"라며 지적이 빗발쳤다.
특히 "전남대가 어떤 학교인지도 잊고 애교심도 없이 '적절한 통제' 운운하며 계엄령을 두둔하나", "아버지뻘 되는 선배 동문 면전에서도 저런 말을 읊조릴 수 있을지 궁금하다" 등 5·18의 발상지인 역사를 상기시키는 댓글도 달렸다.
논란이 일자 A 씨는 "경솔한 발언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저의 부족한 언행으로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5·18민주화운동이 시작된 전남대 정문 전경. / 전남대
한편 전남대는 1980년 5월 18일 민주화운동의 진원지로 역사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전두환 신군부의 비상계엄으로 휴교령이 내려지자 학생들이 정문에 모여 계엄군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계엄군인 7공수여단이 학생들을 무자비하게 구타하면서 5·18민주화운동의 단초가 됐다.
앞서 윤 대통령은 3일 오후 10시 25분께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를 '종북 반국가세력'으로 지칭하며 "망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약 6시간여 만인 4일 새벽 국회 요구에 따라 계엄 해제를 선언했다.
비상계엄 선포는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에 의해 피살된 이후 45년 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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