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곡물 수출을 대폭 제한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일 보도했다. 2025년 2월부터 6월 말까지의 밀 등 곡물 수출 할당량을 1,100만 톤으로 설정하며, 이는 전년 대비 60% 감소한 수치다. 러시아는 악천후로 인한 곡물 생산량 감소 전망에 따라 국내 공급 보장을 우선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 밀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 경제개발부는 11월 29일 보리, 호밀, 옥수수의 수출 쿼터를 제로로 설정했으며, 농무부는 12월 4일부터 밀 수출 관세를 18% 이상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장마와 가뭄 등 기상 악화로 인해 러시아의 겨울밀 파종율이 1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 따른 조치다. 미국 농무부는 2024~2025년 러시아의 밀 생산량이 전년 대비 약 10% 감소한 8,2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밀 수출국으로, 2022~2023년 약 4,900만 톤의 밀을 수출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러시아 밀에 크게 의존하는 이집트 등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러시아는 2010년 가뭄으로 밀 수출 금지를 선언하며 국제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러시아의 곡물 수출 제한은 국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경제적 배경과도 연결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노동력 부족 문제가 심화되고, 미국과 유럽의 대러 제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2024년 3분기 인플레이션율은 8.9%로 2022년 4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식품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0% 상승하며 국민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파트루셰프 러시아 부총리는 “국내 시장에 농산물을 우선 공급하고 수출을 관리하여 국내 가격을 안정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정부는 식량 가격 안정을 위해 유제품 생산 대기업들에게 가격 인하를 요구했으며, 이들은 연말까지 제품 가격을 10~15%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슈퍼마켓 등 소매업체에도 가격 인하 압박을 가해 우유와 버터 등 주요 품목의 소매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올해 초 대비 우유와 버터 가격이 각각 16%, 32% 상승하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러시아 정부는 국민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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