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 보고서 중대 오류" 지적한 두산에너빌 주주서한 재반박
두산밥캣 이어 두산에너빌에도 주주서한…"5일까지 답변 요청"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은 3일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의 분할합병에 반대를 권고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 보고서를 반박한 두산에너빌리티 주주서한을 재반박했다.
얼라인은 "ISS의 핵심 분석과 결론, 얼라인을 비롯한 주주들의 반대 권고 근거와 논리에는 영향이 없다"며 이날 두산에너빌리티가 공개한 2차·3차 주주서한 단락마다 자사 반박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논박에 나섰다.
얼라인은 에너빌리티가 ISS 반대 권고 근거대로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특별이사회에서 분할합병을 결정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특수관계인과의 거래에서는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 사외이사들로만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해당 위원회의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이사회에서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맞받았다.
그 근거로 지난 8월 셀트리온 이사회가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을 추진하다가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의 검토 결과 합병을 철회한 사례를 들었다.
이해충돌이 없는 거래라는 두산에너빌리티 측 설명에 대해선 두산밥캣에 대한 ㈜두산의 지분율은 14.0%에서 26.2%로 확대되기 때문에 이해충돌이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ISS는 보고서에서 두산밥캣의 가치가 동종기업과의 비교해 저평가돼있다고 주장헀는데, 두산에너빌리티는 주요 매출 지역이 중국인 기업은 비교 대상이 아니라고 봤으나 얼라인은 중국 기업을 제외하더라도 저평가라는 결론에는 차이가 없다고 언급했다.
얼라인은 "캐터필러, 디어 등 북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을 포함하는 것이 적절한데 이 경우에도 저평가라는 결론의 차이는 없다"며 두산밥캣이 2016년 기업공개(IPO)를 할 때는 캐터필러와 코마츠를 비교기업으로 설정했고 지난 5월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는 캐터필러, 디어, 구보타를 비교기업으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인수·합병(M&A) 성공률이 20%로 낮은 데다가 현금매각보다 거래의 확실성과 신속성이 보장되는 분할합병이 최선이라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장에 대해서도 "M&A 전문가의 입장에서 판단했을 때 두산밥캣 지배지분 46% 매각 딜이 매도자 입장(sell-side)에서 성공률 20%라는 건 말이 되지 않는 수치"라며 현금매각이 분할합병보다 늦어질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얼라인은 지난달 25일 두산에너빌리티 이사회에 분할합병을 철회하고 공개경쟁입찰을 통한 두산밥캣 지분 매각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주주서한에서 얼라인은 "(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 46.06%를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매각하면 분할합병의 조건보다 훨씬 높은 대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에너빌리티가 두산밥캣 지분을 염가에 두산로보틱스로 이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산[000150]은 두산에너빌리티 분할신설법인이 보유할 두산밥캣의 주당가치를 7만2천729원으로 평가했다. 기준시가 5만612원에 건설장비 산업군의 과거 10개년 경영권 프리미엄율 평균값 43.7%를 적용한 가격이다.
얼라인은 "이는 최근 12개월(LTM)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 배수 기준 약 6.2배"라며 동종기업인 캐터필러(12.5배), 디어(10.7배), 구보타(11.1배)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얼라인은 "두산그룹이 2007년 두산밥캣 인수 당시 적용한 EV/EBITDA 배수는 약 12배 수준으로 보이며 2016년 두산밥캣 상장 시에는 약 8배 수준으로 평가됐다"며 동종기업과 2007년 인수, 2016년 기업공개(IPO) 당시의 두산밥캣 밸류에이션 평균치(10.9배)를 적용해 두산밥캣 지분을 매각하면 주당가치는 12만9천347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제2의 두산밥캣 사태를 막는다고 정부에서 자본시장법을 개정하고 있는데 분할합병 강행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철회하고 법 개정 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얼라인은 두산에너빌리티 이사회에 오는 5일까지 주주서한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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