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극 '콜드블러드', 관객이 상상력 발휘토록 하는 게 목표"

"총체극 '콜드블러드', 관객이 상상력 발휘토록 하는 게 목표"

연합뉴스 2024-12-03 18:02: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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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감독 자코 반 도마엘 연출…"유지태의 따뜻한 내레이션, 차가운 극과 대조"

자코 반 도마엘(왼쪽)과 미셸 안느 드 메이 [성남문화재단 제공. ⓒJulien Lambert. 재판매 및 DB 금지]

자코 반 도마엘(왼쪽)과 미셸 안느 드 메이 [성남문화재단 제공. ⓒJulien Lambert.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관객이 상상력을 자유롭게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작품의 목표입니다. 마치 관객이 춤을 추고, 관객이 울고, 관객이 이야기하는 것처럼요."

'손가락 춤'으로 삶과 죽음, 사랑을 담아낸 총체극 '콜드 블러드'의 연출가인 자코 반 도마엘은 오는 13∼14일 경기도 성남시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예정된 이번 작품의 한국 초연을 앞두고 3일 연합뉴스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콜드 블러드'는 무용과 연극, 영화, 문학 등을 결합한 실험적 성격의 총체극이다. '나노 댄스'라고 불리는 '손가락 춤'으로 인간의 삶과 죽음, 사랑 등을 주제로 한 서사를 그려낸다. 2015년 벨기에에서 처음 무대에 오른 뒤 유럽 각국과 대만 등지에서 공연됐다.

자코 반 도마엘 연출은 영화 '토토의 천국'(1991), '제8요일'(1996) 등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영화감독이기도 하다. '콜드 블러드'는 그가 부인이자 안무가인 미셸 안느 드 메이와 함께 이끄는 벨기에 창작집단 '키스 앤 크라이 콜렉티브'의 작품이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관객들은 무대 상단에 설치된 거대한 스크린을 마주하게 된다. 무대 위에는 영화 촬영장을 떠올리게 하는 미니어처 세트와 카메라, 조명 장비, 두 명의 무용수와 여러 명의 스태프가 준비하고 있다.

공연이 시작되면 무용수들이 미니어처 세트에서 검지와 중지, 두 손가락을 이용한 세밀한 움직임으로 스토리와 감정을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펼친다.

여기에 미리 녹음된 내레이션과 음악이 더해져 한 편의 영화가 스크린에 실시간으로 투사된다.

관객들은 무대 위 공연과 그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스크린 속 영화를 동시에 목격하는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작품은 기존의 틀을 벗어난 형태의 공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포맷에 이름을 붙인다면 '일회성 영화'라고 하겠습니다. 이 공연은 아무런 사전 녹화 없이 모든 촬영이 실시간으로 관객들 눈앞에서 이뤄지기 때문이죠. 유일한 기록장치는 현장 관객들의 기억뿐이고 나머지는 사라질 운명에 놓여 있지요."

그는 "관객들은 무대에 보이는 것 그 자체가 실제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것을 실제라고 믿고 싶어 한다"면서 "그 지점에서 마법 같은 일들이 작용한다. 관객들이 발휘하는 상상력이 공연 세트를 실제처럼 느끼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콜드 블러드' 공연사진 [성남문화재단 제공. ⓒJulien Lambert. 재판매 및 DB 금지]

'콜드 블러드' 공연사진 [성남문화재단 제공. ⓒJulien Lambert. 재판매 및 DB 금지]

자코 반 도마엘와 아내 미셀 안느 드 메이는 부부는 이번 작품과 같은 방식을 이용한 전작 '키스 앤 크라이'로 2014년 한국을 찾은 바 있다.

자코 반 도마엘 감독은 손가락 춤을 중심으로 한 연출 방식을 채택한 배경에 대해 어느 날 아내와 이런저런 생각을 주고받다가 아이들 장난감을 가지고 손가락만으로 춤을 추면서 실시간으로 영화를 찍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이야기까지 흘러갔다면서 "그렇게 우리는 즉흥극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손은 사람, 동물, 새가 되기도 하는 등 그 형태를 변화시켜 새로운 모양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관"이라면서 "손가락 춤의 안무 자체가 어려웠던 것은 아니었다. 손가락으로 다른 무언가를 재발명해야 하는 것 자체가 어려움이었고 새로운 시도였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에서는 전작의 한국 공연 때 내레이션을 맡았던 배우 유지태가 다시 한번 내레이션을 한다.

자코 반 도마엘 감독은 이 같은 선택에 대해 "그의 목소리가 굉장히 부드럽고 다정하기 때문"이라면서 "그리고 그 특징이 '콜드 블러드'가 담고 있는 내용과 반전을 이룬다"고 설명했다.

"극의 내용은 차가운 풍자인데, 내레이션의 목소리는 따뜻하고 부드러우니까요. 제가 그에게 부탁한 것도 바로 그 대조를 살려달라는 거였습니다. 마치 '당신은 곧 죽을 거야. 그런데 다 별거 아니야'라고 온화한 미소를 띠며 말하는 듯이요. 그가 이 작품에 가져다준 것은 바로 그의 목소리가 지닌 따스함입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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