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개인회사에 수십억 부당지원... 공정위 과징금 부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과 사옥 전경. 사진=셀트리온 제공 및 심우민 기자 [뉴스락 편집]

[뉴스락] 셀트리온이 그룹 내 계열사 간의 내부거래를 통해 총수(서정진 회장) 지분이 많은 회사에 12억원 이상 부당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셀트리온이 과거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스킨큐어에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해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켰다고 판단, 시정명령 및 과징금 4억35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문제가 된 시점에 동일인에 해당하는 서정진 회장이 헬스케어의 지분 88%를 소유하고, 스킨큐어의 지분 69.7%를 보유해 대기업집단 계열사가 총수 개인회사를 지원해 부를 이전시킨 행위라고 봤다.

공정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2008년 8월 헬스케어와 판매권 부여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헬스케어가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제품 개발에 대한 비용 및 리스크를 공동부담하고, 향후 개발되는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의 국내외 판매권을 갖기로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초 계약상 업무 및 비용 부담은 셀트리온이 ▲임상허가등록(IND) 및 임상 3상까지의 연구개발 ▲임상물질의 생산/공급 ▲초기안전재고 생산 ▲품목허가를 담당하고, 헬스케어가 ▲초기안전재고 구매만 담당하기로 협의했다.

헬스케어가 셀트리온으로부터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매입해 보관하고, 만약 셀트리온이 보관하게 될 경우에는 헬스케어가 셀트리온에게 보관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그러나 이들은 최초 계약과는 다르게 2009년 12월부터 보관료를 받지 않기로 합의했다. 심지어 2012년 8월에는 보관료 지급 규정을 삭제 조치했다.

이를 통해 셀트리온은 헬스케어의 의약품을 2009년부터 2019년까지 무상으로 보관해줬다. 이에 따라 헬스케어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약 9.5억원 상당의 보관료를 아꼈다. 

셀트리온이 헬스케어에 이득을 제공한 행위는 10년 가까이 지속됐지만, 법 위반은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된 2016년 이후의 행위만 처분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헬스케어가 부여받는 독점판매권에 상응해 제조·개발 과정에서의 일부 위험을 부담한다는 당초의 계약과도 상반되는 것이고, 제품의 소유권자가 보관책임을 지는 일반적인 거래상식이나 관행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셀트리온은 헬스케어와 스킨큐어에 자사가 개발·등록해 보유한 그룹 셀트리온의 상표권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면서 각각 2억3000만원, 3000만원 상당의 이익을 추가로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뉴스락> 과의 통화에서 "당시에는 합리적으로 조치했다고 판단한 사안들이 현재 기준으로는 절차상 미흡했던 것으로 결론 지어진 것"이라며 "공정위 조사 이전에도 이미 개선 완료된 상황으로 공정위도 이 점을 고려해 처분을 결정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내부 준법경영 체제를 더욱 강화해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