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 실시계획서가 오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의힘이 여당 몫 국정조사 특별위원에 대통령실 출신 주진우 의원을 포함시킨 것에 더불어민주당이 반발하는 등 국조특위 출발 전부터 파열음이 크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3일 당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 계획서는 10일 처리할 예정"이라며 "그렇게 되면 12월 중순부터 (조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2023년 7월 채상병이 순직하고 야권은 '채상병 특검법'을 3차례 시도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이에 야권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는 국정조사로 방향을 틀었다. 특위는 국회 의석 비율을 반영해 민주당 10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5선 정동영 민주당 의원이 맡는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최초 사건을 보고받고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는 취지로 격노해 대통령실이 사건 축소 및 외압에 나섰다는 이른바 'VIP 격노설'을 정조준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국조특위를 '윤석열 정권퇴진 여론전'에 악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된 여러 사실왜곡과 거짓선동의 문제점을 국정조사를 통해 낱낱이 밝히고 국민께 알려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특위에 참여하는 이유를 밝혔다.
여야는 조사 대상과 기간, 방식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기싸움은 특위위원 구성부터 시작됐다. 민주당은 채상병 순직 당시 대통령실 법무비서관을 지내 '이해충돌' 소지가 있고, 순직을 '군 장비 파손'에 비유한 주 의원의 교체를 여당에 공식 요구했다.
그러나 주진우 의원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저는 순직해병 사건과 전혀 무관함이 명백하다"며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사건 관련 국방부 관계자들과 통화한 사실조차 없을 뿐 아니라 제 업무와도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번 민주당의 일방적인 국정조사 개최도, 민생과 상관없는 이재명 대표 방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특위 활동을 통해 입증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이날 "국회는 국회의 시간표대로 가는 것이고 공수처는 공수처의 수사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수사를 이어갈 뜻을 밝혔다. 공수처는 지난 8월 윤 대통령의 휴대전화와 대통령실 통신내역 등을 확보했지만 3개월 넘게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다가 지난달 20일부터 참고인 조사를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 전역자들 모임인 해병대 예비역연대는 국회 소통관에서 예비역 444명 이름으로 시국선언문을 발표해 "국가와 민족을 위해 봉사한 해병대를 분열시키고, 명예를 짓밟은 윤석열은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면서 윤 대통령을 먼저 탄핵하고 진상규명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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