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튼 존 / 인스타그램
영국 팝의 전설 엘튼 존(77)이 시력 저하로 인해 자신이 작곡한 뮤지컬 공연을 직접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1일(현지시각) 런던에서 열린 뮤지컬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자선 공연에서 자신의 건강 상태를 밝혔다.
무대에 오른 엘튼 존은 "시력을 잃어 많은 시사회에 올 수 없었다"며 "하지만 음악적으로 듣기에는 정말 훌륭했다"고 말했다. 남편 데이비드 퍼니시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를 내려간 엘튼 존은 퍼니시에 대해 "나를 지탱해주는 바위 같은 사람"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엘튼 존은 지난 7월 프랑스 남부에서 감염으로 인해 오른쪽 눈 시력을 잃었고, 현재 왼쪽 눈도 상태가 좋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4개월간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며 시력 문제로 인해 스튜디오 녹음이 어려워졌고, 다음 음반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건강 문제에도 불구하고 엘튼 존은 음악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았다. 엘튼 존은영화와 원작 소설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뮤지컬 음악을 직접 작곡했다.
뮤지컬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패션지 편집장 미란다 프리스틀리를 중심으로 패션계의 권력 구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에서는 메릴 스트립이 연기했던 미란다 역을 뮤지컬에서는 미국 배우 바네사 윌리엄스가 맡았다.
미란다 프리스틀리는 ‘보그’ 편집장 애나 윈투어를 모델로 한 캐릭터로 알려져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애나 윈투어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와 미란다 프리스틀리 사이의 유사성을 결정하는 건 관객과 내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뮤지컬은 엘튼 존 특유의 화려한 멜로디와 강렬한 음악적 색채로 재탄생했다. 자선 공연에서 뮤지컬의 음악이 큰 호평을 받은 것은 엘튼 존의 예술적 역량을 다시 한번 증명한 순간이었다.
엘튼 존은 이날 공연에서 청중들에게 "음악은 나의 삶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건강 문제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계속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엘튼 존은 영국 팝 음악 역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아티스트다. 1967년 작사가 버니 토핀과 함께 음악적 파트너십을 맺은 이후, 그는 전 세계적으로 3억 장 이상의 음반을 판매하며 역사상 가장 성공한 음악가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그의 대표곡 ‘유어 송(Your Song)’, ’로켓 맨(Rocket Man)‘, ’캔들 인 더 윈드(Candle in the Wind)‘ 등은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고 있다.
엘튼 존은 그래미상 5회, 오스카상 2회, 브릿 어워드 5회를 포함한 수많은 상을 수상했으며, 1994년에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그의 음악은 단순히 엔터테인먼트에 그치지 않고, 시대의 변화와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내며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뉴욕타임스는 엘튼 존에 대해 "음악뿐 아니라 사회적 이슈에서도 목소리를 높이며 전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예술가"라고 평가했다. 또한 가디언은 "엘튼 존의 곡들은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허물었다"며 그의 음악적 업적을 찬양했다.
건강 악화에도 불구하고 엘튼 존은 음악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있다. AFP는 엘튼 존이 "음악은 나에게 삶의 원천"이라며 앞으로도 창작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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