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적대하는 국가들 간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미국이 위험에 처하게 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경고성 발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직후 24시간 이내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현재의 전투 라인을 동결한 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것으로 관측된다. 즉 우크라이나가 지금까지 빼앗긴 영토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해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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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터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북한에 미사일 기술을 공급하고 이란에 현금을 공급하는 데 따른 위험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거래가 없다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래에 다른 생각을 갖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그랬던 것처럼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뤼터 사무총장은 미국이 서방 동맹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도록 설득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달 22일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회동했을 때 나눴던 내용들을 소개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당시 트럼프 당선인에게 “현재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이전되고 있는 미사일 기술을 보라. 이는 한국, 일본 뿐 아니라 미국 본토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란은 러시아로부터 미사일과 드론 기술 등의 대가로 돈을 받고 있다. 그 돈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원하는 데 쓰이고 있으며, 이 지역 밖의 분쟁을 주도하는 데에도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이란, 북한, 중국, 러시아가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갈등이 발생해 정치인들이 관리해야 하는 세계의 다양한 지역이 점점 더 연결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뤼터 사무총장은 특히 “이러한 일들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 매우 주의 깊게 지켜보는 시진핑이라는 한 사람이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상당 부분을 점령하는 것이 허용되면 시진핑은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에 있어 대담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즉 전 세계적인 지정학적 리스크 및 안보 우려를 안정시키려면 우크라이나에게 유리한 평화협상이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게 뤼터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유리하지 않은 협상에 이르렀다는 이유로 김정은과 푸틴, 시진핑, 이란이 하이파이브를 하는 상황을 만들어선 안된다”며 “장기적으로 이는 유럽뿐 아니라 미국에도 심각한 안보 위협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은 나토에 충실하고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해야 한다”고 뤼터 사무총장은 거듭 촉구했다.
한편 휴전 협상과 관련,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여부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뤼터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의 가입 제안 시기를 논의하는 것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늘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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