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박민규 기자] 효성화학의 특수가스(NF3) 사업부 매각을 위한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협상 당사자들은 서로에 책임을 돌리며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효성화학에선 협상 상대인 IMM프라이빗에쿼티·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상식적이지 않은 수준의 '가격 후려치기'를 통해 딜을 일부러 파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IMM 컨소시엄은 효성화학의 '실적 부풀리기'에 신뢰가 깨지면서 투자를 철회했다는 입장이다. 확실한 사실은 양측이 매각가를 1조1700억원으로 협의한 것을 마지막으로 어떠한 논의도 진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2일 효성화학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NF3 딜 무산이 효성화학 때문이라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며 "효성화학의 금융이자가 2022년부터 2000억원 중반을 기록할 만큼 부담이 컸던 터라 IMM 컨소시엄이 당초 제시가(1조3000억원)보다 1700억원이나 낮은 금액을 제시했음에도 매각을 타진했었다"고 설명했다.
효성화학의 책임론이 불거졌던 건 이 회사가 인수합병(M&A)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우선협상대상자(우협) 선정 이후 계약 전반이 늘어진 것과 무관치 않다. 딜이 지연되는 동안 전방 산업인 반도체 업황과 함께 NF3 사업도 부진한 실적을 거뒀고, 이 때문에 몸값이 하향조정 된 까닭이다.
하지만 앞선 효성화학 소식통은 "IMM 컨소시엄이 매각가 합의 후 협상에 응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딜이 무산됐다"며 "지난달 계약서 작성 당시에도 피드백을 주지 않아 신뢰관계에 금이 갔고, 이 때문에 딜이 파기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효성화학 경우 더 좋은 가격을 받아내야 하는 만큼 경영적 판단이 조금 늦어졌을 순 있겠지만, 굳이 딜을 지연시킨 책임을 묻는다면 IMM 컨소시엄 측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IMM 컨소시엄은 효성화학이 제공한 올해 3분기 및 연간 실적 추정치가 실제와 괴리가 매우 컸기에 회사 측을 믿을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딜을 파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IMM 컨소시엄측 관계자는 "효성화학의 추정치와 실제 실적 간 괴리가 상당하다 보니 NF3의 향후 이익창출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며 "반도체 시장에서 NF3를 불소로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보니 인수 타당성에 대해 검토가 길어졌고, 이 과정에서 효성화학이 일방적으로 딜을 파기했다"고 말했다.
실제 효성화학 NF3 매출에서 3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SK하이닉스는 세정 공정에 활용되는 NF3를 지구 온난화 지수(GWP)가 낮은 불소 가스 등으로 대체할 방침이며, 일부 공정에서는 이미 대체한 바 있다. 불소 가스 경우 GWP가 제로(0) 수준인 만큼, 탄소 중립(넷 제로)을 추진 중인 삼성전자 등도 사용량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효성화학의 NF3 최대 고객으로 30~40% 수준의 매출 비중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IMM 컨소시엄이 딜을 파기하기 위해 막판에 가격을 8000억원까지 낮췄다는 이야기가 투자은행(IB) 업계에서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효성화학과 IMM 컨소시엄의 공통된 말이다.
이에 따라 효성화학은 NF3 호가가 8000억원까지 떨어진 이상 다른 투자자와 협상해도 제값을 받아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1조1700억원대부터 협상을 시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추린 숏리스트에서 IMM 컨소시엄 외 PE들에 접촉 중이며, 딜이 무산된 이후 한 번씩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숏리스트에는 IMM인베스트먼트와 IMM크레딧 등 IMM 계열사 외에도 한국투자PE·KB자산운용 컨소시엄, 어펄마캐피털 크레딧, 스톤브릿지·BNW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어펄마캐피털크레딧, 글랜우드크레딧 등 상당수의 국내 자산 운용사를 비롯해 싱가포르 투자청(GIC) 등 해외 운용사 2~3곳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효성화학 관계자는 "효성화학의 관계사인 효성티앤씨가 NF3 양수를 검토 중이기는 해도 아직은 옵션 중 하나에 불과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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