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독립영화의 오늘을 알려온 서울독립영화제가 50주년을 맞이했다. 그 기나긴 여정을 돌아보며, 서울독립영화제는 한국 독립영화의 발자취를 보여주는 1백 편의 상영작을 선정했다. 그중 장편 10편, 단편 10편을 만든 스무 명의 감독에게 서울독립영화제의 인연과 추억을 물었다. 50년의 시간을 생생히 목격하고 함께해온 20인의 목소리. 그 안에는 독립영화에 대한 사랑과 서울독립영화제를 향한 응원이 분명히 담겨 있다.
장률 감독 <두만강>
서독제와의 인연 2009년 서독제에서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내 작품 일부를 상영하는 특별전이 열렸다. 그 당시 ‘한국에서 특별전도 여는데, 앞으로 정신 차리고 잘 찍어야겠다’라고 다짐한 기억이 있다.(웃음) 그때 현장에서 만난 젊은 영화인들의 열정적인 모습이 뇌리에 깊게 남아 있다. 전문적인 시 각으로 영화를 바라보고, 관객과의 만남 자리에서 작품에 관해 날카롭고도 심도 있는 토론을 이어가던 관객들의 얼굴에서 희망을 봤다.
기억에 남는 순간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2012년 서독제에서 이정홍 감독의 <해운대소녀>가 대상을 수상한 순간. 5분짜리 단편이 대상으로 호명되니 사람들이 다 놀라더라.(웃음) 타 영화제에서는 장편 영화가 주목 받는 경향이 있다. 그 반면에 서독제는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오로지 잘 만든 영화인지,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 작품인지만을 기준으로 삼아 작품을 선정한다. 이런 의미에서 아시아 최고의 독립영화제라 할 만하지 않을까.
나에게 서독제란 늘 더 좋은 영화, 더 새로운 영화를 찍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만드는 자리다. 그래서 감독으로든, 심사위원으로든, 관객으로든 서독제를 찾을 때면 늘 긴장한다. 감독으로서 늘 새롭게 출발해야겠다는 마음을 되새기게 하는 영화제다.
5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서독제의 행보는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자 하는 젊은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준다. 이 희망이 한국 영화계 전반에도 중요한 동력이 될 거라 본다. 앞으로도 서독제 앞에 숱한 어려움이 놓이겠지만, 그럼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100주년을 향해 뚜벅뚜벅 나아가길 바란다. 용기 있게, 진정성 있게, 격정을 지닌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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