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민 기자] 그야말로 ‘神(신)’지애다. 신지애(36)가 1일 호주여자프로골프 ISPS 호주오픈에서 최종 합계 17언더파 274타로 우승하며 개인 통산 65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신지애가 그간 세운 기록을 보면 입이 쩍 벌어질 정도다. 2006~2008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3년 연속 4관왕 이상을 해냈고, 2009년에는 세계 최초로 세계 4대(LPGA·JLPGA·KLPGA·유러피언) 투어에서 모두 우승했다. 2009년 LPGA에서 3관왕(상금왕·다승왕·신인상)에 올랐는데 단일 시즌 상금왕과 신인상 동시 석권은 1978년 낸시 로페즈 이후 31년 만의 진기록이었다. 신지애는 2010년 5월 3일 아시아 선수 최초로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여태까지 LPGA 11승, JLPGA 30승, KLPGA 21승, 레이디스 유러피언투어 6승, 호주여자프로골프 5승, 레이디스 아시안투어 1승을 올렸다. 공동 주관으로 중복을 빼면 통산 65승이 된다.
고(故) 구옥희, 박세리, 박인비와 신지애 등 한국 여자골프 계보에서 신지애의 차별점은 투어와 세월을 모두 극복했다는 점이다. 박인비와 동갑내기인 신지애는 세계 3대 투어인 미국, 일본, 한국에서 모두 최정상을 찍었다. 박세리와 박인비는 LPGA에서만 역사를 썼지만 신지애는 LPGA뿐 아니라 JLPGA와 KLPGA에서도 최고였다. 박세리는 JLPGA 우승이 없고, 박인비는 JLPGA에서 4승, KLPGA에서 1승을 올리는데 머물렀다. 투어마다 코스 스타일이 다른데 세계 1~3위 투어인 미국, 일본, 한국에서 모두 정점을 찍었다는 점은 놀라움을 자아낸다.
아울러 신지애는 3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출산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 위원 선거 도전 등 대외 활동으로 투어를 쉬고 있는 박인비는 예외이지만, 신지애의 다른 또래 선수들은 대부분 은퇴한 상태다. 1987년생 최나연, 1988년생 이보미, 김하늘, 1990년생 유소연 등 한때 LPGA와 JLPGA에서 정상급이었던 이들은 지금 모두 은퇴했다. 1989년생 양희영이 올해 35세의 나이로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제패를 이뤄냈지만 LPGA 통산 6승의 선수와 신지애를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신지애는 과거 본지와 인터뷰에서 “8년째 체중 변화가 없다. 10년 전과도 3~4kg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승부처에서의 긴장감과 부담감은 환영이다. 제가 전진할 수 있게 하는 것들이다”라고 철저한 자기관리 면모와 멘탈을 자랑했다. 밀가루와 계란, 유제품 등은 대회 이틀 전부터 먹지 않는 루틴도 있다. 혹독하게 훈련하지만, 수면과 휴식을 중요시하며 전체적인 삶의 균형을 맞춰가는 선수이기도 하다. 그것이 바로 신지애의 롱런 비결이다.
한 골프 관계자는 “신지애는 2006~2008년 당시 KLPGA에서 누구도 범접하지 못할 수준의 기량을 보여줬다. 국내 골프 팬들이 그리워하던 때도 신지애, 서희경, 김하늘, 최나연 등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그때다”라고 떠올렸다. 무려 2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지만, 신지애의 우승 시계는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라는 말과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말 모두 통하는 선수가 신지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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