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아들 보고 '아빠 없는 애'라고 쑥덕거리지 않을 자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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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아들 보고 '아빠 없는 애'라고 쑥덕거리지 않을 자신 있나요?

베이비뉴스 2024-12-02 10:49: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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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앞으로 우리 사회엔 결혼하지 않고 아이 낳을 용기를 가지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껑충 뛰어오른 비혼 출산율이 이를 보여준다. 이제는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흉보거나 터부시하지 않아야 한다.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베이비뉴스 앞으로 우리 사회엔 결혼하지 않고 아이 낳을 용기를 가지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껑충 뛰어오른 비혼 출산율이 이를 보여준다. 이제는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흉보거나 터부시하지 않아야 한다.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베이비뉴스

배우 정우성이 혼외자의 존재를 인정하고 "아빠 역할을 다 하겠다"는 입장을 소속사를 통해 밝혔을 때, 비혼 출산의 새 시대가 열린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도, 정우성이 말하는 '아빠 역할'이 무엇인가를 놓고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우성은 자녀에게 '아빠'로서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의미였을 것이지만 한 사람이 아빠로서 역할을 한다고 각오를 했을 때 경제적 지원만큼 자녀에 대한 정서적 지원에 대한 고민도 함께 뒤따라야 하니까 말이다. 

정우성이 경제적 지원 외에 해야 하는 아빠의 역할은 무엇일까. 앞서 언급했듯이, 자녀에 대한 정서적 지원일 것이다. 함께 목욕을 하고, 식사를 하고, 손톱을 깎아주고, 공차기를 하고, 블록을 쌓는 일, 함께 여행을 떠나고, 요리를 하고, 대화를 나누는 일, 잘못한 일엔 호되게 꾸짖고, 그러면서도 우는 애 등 뒤에서 함께 마음아파 하는 일, 성실하게 커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응원과 지지를 아끼지 않는 일, 그리고 아이 앞에서 부부가 서로 돕고, 사랑하고 아끼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 이런 것들이 정우성이 해야 하는 아빠의 역할이다. 그러나 정우성은 친자는 맞지만 결혼은 안 한다고 했고, 아이도 엄마가 키우고 있으니 '정서적 지원'하는 아빠 역할은 안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아빠 역할을 하겠다'는 말은 그에게 과분하다. 그저 '친자임이 확인됐으니 그에 상응하는 경제적 의무를 다하겠다' 정도가 맞을 것이다. 

이러다 보니 아직 돌도 안 된 정우성 아들을 놓고 불쌍하다는 말들이 많다. 아빠 사랑 못 받고 자라서 어떡하냐고 안타까워서 발을 동동 구른다. 어떡하긴 뭘 어떡하나. 어쩔 수 없는 거지. 세상에는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엄마랑만 살거나 아빠랑만 산다. 엄마와 아빠가 함께 살더라도 따로 사는 것만 못한 지옥을 겪는 아이들도 있다. 엄마와 아빠 두 사람과 같이 살지 않더라도 오히려 그게 행복인 아이들도 있다. 엄마와 아빠가 각자의 역할에 충실히, 부부가 서로를 사랑하고 아이들에게 최고의 정서적 지지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그것만큼 이상적인 가족의 형태는 없을 것이나, 생각보다 이상적인 가족보단 이상한 가족이 많은 게 요즘 가족의 현실이다. 완벽한 4인 가족 체제라고 하더라도, 또 대부분 행복하더라도 살면서 결핍이 없을 수 없다. 가족의 형태가 문제가 아니다. 사람이 함께 산다는 건 애초에 그런 일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고민은 한부모가정을 줄이는 것도 아니고, 아이에게 엄마와 아빠 아이로 구성된 이른바 '완벽한 가족'의 형태를 만드는 것도 아니다. 비혼 출산으로 태어난 아이든, 부모의 어쩔 수 없는 상황과 선택으로 한부모가정의 자녀가 된 아이든 어쩔 수 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과 상황에 이유없이 비난받지 않을 사회적 분위기와, 이 가정을 정서적으로 지지할 방안을 찾는 사회의 고민이 필요하다. "엄마 없는 애" "아빠 없는 애"라고 손가락질하고, 뒤에서 흉보고, 은근히 따돌리는 건 당사자의 영혼을 파괴하는 일이자, 한 개인의 존엄을 해치는 일이라는 인식을 우리 사회가 함께 공유해야 한다. "아빠 없이 커서 어떡하냐" "엄마 없이 살아서 어떡하냐"라는 동정도 그만 둬야 한다. 인간에 대한 측은지심에서 나오는 것이겠지만, 사람을 순간 불쌍하게 만드는 건 상황이 아니라 시선이다. 내가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려면 주변 사람들도 아무렇지 않아야 한다. 

선진국의 비혼 출산은 40%가 넘는다. 전 세계적으로 아이를 안 낳는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0명대로 추락했을 때, 그래도 프랑스 등 서구 사회가 1명대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건 결혼하지 않아도 낳고자 하면 낳고, 당당하게 키울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관용적인 지원 때문이었다. 최근 우리나라 비혼 출산율도 2%대에서 3%대로 껑충 올랐다. 결혼하지 않더라도 아이는 한 번 낳아 키워보겠다는 용기있는 사람들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출산은 자유롭게, 양육은 엄격하게, 아이 낳고 키우는 사람들에 대한 보호는 철저하게, 그리고 뒤에서 "쟤 아빠 없대" "쟤 엄마 없대"라고 쑥덕거리는 사람에 대해선 가차없이 잘못됐다고 비판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아이 낳을 용기'가 모두에게 생긴다. 결혼을 했든, 하지 않았든.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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