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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조지아 수도인 트빌리시에서는 전날 EU 가입 협상을 중단한 집권 ‘조지아의꿈’ 당(Georgian Dream·이하 드림당)의 결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트빌리시에서는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연속 수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가 진행됐다.
시위대는 의회 앞에 모여 드림당 창립자인 비지나 이바니슈빌리의 초상화를 불태우고, 의회 건물에 돌을 던지거나 폭죽을 터뜨렸다. 시위가 과격화하자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가스를 살포해 진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27명, 경찰 16명, 언론인 1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했다. 29일 시위에서도 107명이 체포·구금됐으며, 경찰관 10명이 다쳤다.
이번 시위는 지난 10월 26일 치러진 총선 이후 세 번째 열린 대규모 시위다. 당시 총선에서 드림당이 승리하자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며 시위가 촉발했다. 드림당은 친(親)러시아 정책 노선을 표방하고 있다. 드림당이 재집권에 성공한 뒤 EU 가입 문제를 국정 현안으로 다루지 않겠다고 선포하자 시위가 격화했다. 조지아의 EU 가입 추진은 헌법에도 명시돼 있다.
친서방 성향의 야당들은 러시아가 선거에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 선거감시 단체 등도 심각한 위법 행위가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조지아 대통령(무소속)도 “드림당이 주요 기관을 장악하고 있으며, 조지아는 ‘준러시아’ 국가가 되고 있다. 야당과 마찬가지로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임기가 끝나도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헌법재판소에 선거 무효 소송을 제기했으며, 현재 심리가 진행중이다.
유럽의회 역시 선거 부정 의혹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EU는 지난달 28일 조지아 총선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국제기구 감독하에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한다고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미국 역시 조지아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중단한다며 거들었다.
같은 날 드림당 출신으로 연임에 성공한 이라클리 코바히제 총리는 2028년 말까지 조지아의 EU 가입 노력을 멈추고 EU의 예산안 보조금도 받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EU 가입 협상은 2030년에나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위대를 향해 “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법에 따라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며 “자신의 사무실에 숨어 폭력적인 집단 구성원을 엄중한 처벌로 희생시키는 정치인들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EU 가입 중단과 관련해선 “우리가 거부한 것은 수치스럽고 모욕적인 협박뿐”이라며 EU 가입은 조지아에 있어선 큰 장애물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러시아와 일맥상통하는 견해로 조지아의 권력을 둘러싸고 사실상 러시아와 EU가 대리전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주라비슈빌리 대통령은 서방에 친화적이지만, 조지아가 2020년 의원내각제로 전환하면서 행정수반으로서 대부분의 실권을 총리에 내준 상태다. 이에 일각에선 자칫 우크라이나처럼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EU 외교 정책 책임자인 카야 칼라스 고위대표와 마르타 코스 확장·동유럽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조지아 정부의 EU 가입 협상 중단 결정에 대해 “조지아 헌법에 명시된, 이전의 모든 조지아 정부의 정책과 대다수 조지아 국민의 유럽적 열망에서 벗어난 것”이라며 “지속적인 민주주의 후퇴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드림당을 겨냥해 “집회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존중하고, 평화적인 시위자, 정치인 및 언론인에 대한 무력 사용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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