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와 사모펀드간 다리 역할…방시혁 측근 김중동 1000억 벌어
이스톤PE 설립을 주도한 김중동 전 SV인베스트먼트 상무는 증권신고서에 하이브 최고투자책임자(CIO)로 기재돼 있었다. 방시혁 의장의 신임을 받던 그는 이스톤PE와 하이브를 오가며 이 프로젝트의 핵심 역할을 했다. 그는 펀드 청산 후 1000억원을 벌고 투자업계를 떠났다. 이스톤PE는 하이브 상장 이듬해 문을 닫았다.
이스톤PE 프로젝트가 시작된 건 2018년 말께다. 김 전 상무가 하이브 공동창업자인 최유정 부사장이 지분을 팔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방 의장에게 들으면서다. 김 전 상무는 한국투자증권에서 넷마블의 하이브 투자 실무를 맡은 양준석 씨와 손잡았다. 양씨가 먼저 퇴사한 후 2019월 4월 이스톤PE를 설립해 대표를 맡았고, 김 전 상무는 SV인베스트를 나와 이스톤PE 기타 비상무이사가 됐다.
방 의장 절친들이 차례로 PEF 임원이 됐다. 이벤트 업체 리앤플래닝의 대표이자 2016년 하이브 감사를 지낸 이승석 대표가 먼저 합류했다. 이 대표는 2019년 6월 이스톤PE 등기임원으로 있다가 3개월 뒤 퇴사했다. 그해 10월 물적분할로 설립된 빅히트IP(현 하이브 브랜드시너지본부) 대표를 맡아 하이브에 합류했다. 영화 제작사 대표이자 방 의장의 오랜 지인인 노봉조 대표도 이스톤PE 등기임원에 올랐다. 김 전 상무는 “이들은 사외이사 성격으로 영입했고 펀드 의사 결정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스톤PE는 2019년 6월(1호 펀드)과 11월(2호 펀드) 두 차례에 걸쳐 하이브 투자 계획을 짰다. 양 대표가 1호 펀드 투자금인 250억원을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자 은행과 운용사에서 네트워크를 쌓은 김창희 씨를 끌어들였다. 김씨는 운용사에서 나와 뉴메인에쿼티를 세우고 합류했다. 1050억원 규모의 이스톤·뉴메인 제2호가 조성된 배경이다. 이 펀드는 이익의 30%가량을 방 의장과 분배하는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
김 전 상무는 이스톤PE에선 비상근이었고, 하이브에선 상근이었다. 통상 PEF가 투자 대상 기업에 임원을 파견하는 것과는 달랐다. 이스톤PE는 하이브 투자 후 양 대표를 하이브 사외이사로 파견했다. 하이브 상장을 1주일 앞두고 김 전 상무는 하이브를 떠났다.
이스톤PE 펀드는 하이브 상장 직후 나흘간 3600억원에 달하는 매물을 쏟아내 이익을 실현했다. 10월 말 하이브 주가가 상장 1주일 만에 반토막 나자 이스톤PE 등기이사 전원이 동시에 사임하기도 했다. 이스톤PE는 이듬해 6~7월까지 하이브 지분 9.16%를 모두 팔았고, 펀드 정산 후 9월 운용사 문을 닫았다.
PEF 키맨(핵심 운용인력) 세 명은 성과 보수로 약 2000억원을 받았다. 김 전 상무가 절반인 1000억원가량을 받았고, 양 대표와 김 대표는 500억원가량을 수령했다. 하이브 측은 “공동창업자와 초기 투자자 지분을 받아줄 우호적인 펀드를 찾는 과정에서 하이브 첫 투자자인 김 전 상무가 주변에서 투자자를 물색해 도와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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