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운동 주도 패라지에 1억달러 기부설 확산
패라지 측근 "머스크, 패라지가 총리 되길 원해"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영국의 친(親)트럼프 정치인에게 거액을 쾌척할 것이라는 설이 영국 정가에 돌고 있다고 일간 더타임스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의 현 노동당 정부를 이끄는 키어 스타머 총리와 대립각을 세워온 머스크가 천문학적 재력을 이용해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을 총리로 미는 등 영국 정치판을 뒤흔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야당인 보수당 당직자와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머스크가 극우성향 정치인인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에게 1억달러(1천400억원 상당)를 쾌척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정치자금 지원은 영국의 관계 법령을 우회해 머스크 소유의 소셜미디어인 엑스(X·옛 트위터)의 영국 법인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패라지의 한 측근도 그런 기부가 이뤄져도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머스크는 패라지를 흠모하고 그가 (총리직을) 계승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패라지는 '영국판 트럼프'로 불리는 우파성향 정치인으로, 1992년 보수당을 탈당한 후 반(反) 유럽연합(EU) 정서를 확산시키면서 브렉시트 운동을 주도한 인물이다. 이번 미국 대선 과정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을 위해 찬조 연설을 하는 등 두터운 친분을 쌓은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패라지는 머스크의 거액 기부설에 대해 아는 바 없다면서도 자신이 머스크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라지는 더타임즈에 "난 머스크와 소통하고 있고, 그는 내 견해들을 매우 지지한다"면서 "우리 둘 다 트럼프 당선인과 좋은 관계"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올여름 영국에서 벌어진 반(反)이민 폭력 사태 때 스타머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 정부에 비판적인 글을 잇달아 쓰면서 노동당과 마찰을 빚었다. 최근엔 집권당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시작한 영국 조기총선 요구 국민청원 서명자가 20만명이 넘었다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공유하면서는 "와우(Wow)"라고 적으며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보수당과 노동당의 전직 총리들인 보리스 존슨, 토니 블레어와 모두 좋은 관계라는 보도도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머스크의 2022년 트위터(현 엑스) 인수를 도운 벤처캐피털리스트 스리람 크리슈난이 최근 존슨 전 총리를 머스크에게 다시 소개하면서 연결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저서에서 머스크를 "비범한 혁신가"라고 추켜세운 블레어 전 총리도 최근 머스크와 직접 만나고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블레어 전 총리와 머스크는 오라클 공동창업자인 래리 엘리슨과 모두 친분이 있으며, 블레어의 비영리재단 TBI가 아프리카에서 벌이는 프로젝트에서 머스크의 민간 위성업체 스타링크와 협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머스크와 관계가 껄끄러운 집권당과 정부 관계자들이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부상한 머스크와 서둘러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고언도 나왔다.
노동당 원로인 피터 만델슨 전 상원의원은 최근 영국 정치인들에게 자존심을 버리고 머스크의 측근들과 접촉하라고 조언했다고 FT는 전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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