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수백만 운전자들에게 내비게이션 앱이 필수품이 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더 빠른 경로를 찾아주어 교통 체증을 피할 수 있게 해준다. 둘째, 모든 회전과 위험 요소를 알려주고 스쿨존과 같은 곳에서 감속이나 주의가 필요할 때를 알려줘 더 안전하고 편리한 운전을 가능케 한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을 맹신하다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거나 최악의 경우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 최근 인도에서는 구글 맵스가 안내한 경로를 따라가다 세 명이 미완공 다리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니틴과 아짓 형제, 그리고 친구 아밋은 결혼식 참석을 위해 노이다에서 파리드푸르로 가던 중이었다. 길을 몰라 구글 맵스를 사용했고, 앱은 그들을 람강가 강 위 다리로 안내했다. 운전자는 어떤 경고 표지나 장벽도 발견하지 못한 채 다리에 진입했고 강으로 추락했다. 탑승자 세 명 모두 목숨을 잃었다.
이 비극은 두 가지 중요한 문제를 드러낸다. 첫째, 미완공 다리임에도 운전자들의 진입을 막는 경고 표지가 없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다리는 이전에 폭우로 인한 홍수로 일부가 붕괴됐다. 당국이 적절한 표지판을 설치하지 않아 운전자는 다리가 미완공인 것을 모른 채 구글 맵스를 따랐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으며, 사고 후 작성된 FIR(최초 정보 보고서)에는 4명의 엔지니어와 구글 맵스 관계자들이 기소됐다. 인도 언론은 4명의 엔지니어가 모두 PWD 소속 2명의 주니어 엔지니어와 2명의 어시스턴트 엔지니어라고 밝혔다. 익명의 구글 맵스 담당자도 수사 대상이지만 구체적인 혐의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내비게이션 앱을 맹신하는 것이 다시 한번 위험한 것으로 입증됐지만, 이번 경우에는 도로 표지판을 찾아봐도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구글 맵스, 애플 맵스, 웨이즈와 같은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는 실시간 변경사항, 특히 도로 위 누군가가 이미 보고하지 않은 변경사항을 인식하지 못한 채 경로를 제공한다.
웨이즈는 포트홀, 침수, 로드킬과 같은 실시간 위험요소를 위한 크라우드소싱 엔진을 제공하지만, 폐쇄된 도로, 미완공 다리, 도로공사는 내비게이션 앱이 인식하지 못할 수 있어 여전히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때로는 오래된 정보로 인해 이러한 위험이 있는 경로를 제안할 수도 있다.
대안은 항상 도로 표지판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상식적 판단도 도움이 되며, 경로나 도로가 이상해 보인다면 운전자는 해당 길을 피해야 한다. 운전자가 열악한 조건 속에서 전방 도로를 볼 수 있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적절한 표지판, 경고, 장벽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다.
이러한 비극은 처음이 아니다.
2022년에는 러시아의 10대 두 명이 구글 맵스를 사용하다가 더 빠른 경로라며 고속도로를 벗어나라는 안내를 받았다. 그들은 그렇게 했지만, 제안된 대체 경로에 눈으로 덮인 폐쇄된 도로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명백한 신호들을 무시하고 구글 맵스를 맹신한 운전자는 결국 통신 신호도 없고 다른 차량도 없는 지역에서 눈에 갇히고 말았다.
차량을 눈에서 빼내려 시도한 후, 운전자와 동승자는 가장 가까운 마을로 걸어가기로 했지만 혹한으로 인해 빠르게 포기했다. 차로 돌아와 주변의 모든 것을 태우며 혹한을 버티려 했지만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결국 운전자는 동사했고, 동승자는 며칠 후 헬리콥터 구조 작전 덕분에 중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
올해 초에는 구글 맵스를 사용하던 십여 명의 운전자들이 네바다를 떠나면서 앱이 제안한 대체 경로를 이용했다. 그 경로는 사막을 직접 통과하는 것이었고, 의심 없이 그 길을 따라갔다.
험난한 사막 지형을 몇 시간 운전한 후 차량들은 막다른 길에 도달했고 포장도로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여러 차량이 이미 손상된 상태였고, SUV조차도 돌아가는 길이 힘들었다. 포장도로로 돌아온 후 여러 운전자들이 긴급 도로 지원을 요청했고, 결국 수리를 위해 라스베이거스로 돌아갔다.
구글은 구글 맵스의 경로 설정 오류를 인정하고 이후 해당 사막 경로를 앱에서 삭제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같은 경로를 이용하는 모든 운전자들은 고속도로를 이탈하지 말라는 안내를 받고 있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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