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 수익률만으로 금융상품을 선택하기보다는 세후 수령금액을 고려해 상품을 선택해야 합니다.”
김용욱 NH농협은행 투자상품·자산관리부문 부행장은 고액 자산가를 위한 투자 조언으로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기준인 연간 2,000만원이 넘는 수익에 대해서는 본인의 다른 소득과 합산해 과세되기 때문에, 자산이 많고 소득이 높은 고액 자산가라면 실제 수령액이 크게 줄어들 수 있고 건강보험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주식투자, 분할매수로 대응…
인덱스·배당주·헬스케어 추천
김용욱 부행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둔화 위험이 높은 시점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의 적극적 금리인하와 중국의 경기부양책 시행 등이 주식시장의 하단을 방어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 부행장은 “11월 미 대선 이후로는 대통령 선거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정부의 적극적 재정정책도 시행돼 경기는 점차 개선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남은 하반기와 내년 금융시장의 주요 위협 요인으로는 경기침체 현실화 여부와 일본은행(BOJ)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꼽았다.
김 부행장은 “샴의 법칙(Sahm’s Rule)이 2개월 연속 충족되는 등 일부 지표들이 여전히 경기침체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에 이어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가 3분기 성장률로 3.1%를 제시하는 등 실제 경기침체로 진입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본은행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경우 엔캐리 청산 우려가 불거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특히 금리인상 경제 정책을 예고한 자민당 신임 총재가 선출됐기 때문에 일본의 금리인상 여부는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할 변수”라고 설명했다.
김 부행장은 최근 시장 상황에서는 주식과 채권 모두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경기둔화 위험이 높은 만큼 주식 투자의 경우 분할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주식은 인덱스(Index)에 투자하는 형태와 더불어 배당주, 헬스케어섹터 등에 대한 투자를 권유한다”고 말했다.
현재 수익률이 좋은 금(Gold)도 투자대상 중 하나로 포함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김 부행장은 “금은 명목금리에서 인플레이션율을 차감한 실질금리와 반비례 관계가 있기 때문에 금리인하기에 성과가 좋은 것이 일반적”이라며 “연준이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에는 금에 대한 관심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미국 주식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되 금, 달러 등 안전자산을 일부 담는 형태로 고객 자산을 배분하고 있다.
김 부행장은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있긴 하지만 시장의 컨센서스는 경기 연착륙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투자 자산은 미국 주식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침체 우려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금, 달러 등 안전자산도 일부 담을 필요가 있다”면서 “단기 자금의 경우 정책금리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단기채권 위주로 구성한다면 현재의 높은 이자 수익과 금리인하로 인한 자본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행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확정금리 연금보험 상품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확정금리 연금보험은 금리인하 기대감에 현재의 높은 금리를 길게 고정할 수 있고, 비과세와 과세이연 등의 절세까지 가능한 상품이라는 점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를 보유하고 싶어 하는 고객이 많은데, 원화표시 상품보다 높은 달러연금보험의 금리는 매우 매력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WM 제도·인력·채널 체질 변화…
‘대중적 자산관리’ 기반 확대
농협은행 자산관리(WM) 사업의 목표는 ‘고객중심 자산관리 전문은행으로의 체질 전환’이다.
김 부행장은 “농협은행을 찾아오는 고객이 시간을 잘 활용했다고 느낄 수 있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체계적인 WM 인력 관리를 통한 매력적인 전문인력 양성, 더 높은 수준의 고객 상담 공간 도입 등 고객 중심으로 WM 사업 모든 영역의 체질을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올해 하반기 WM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도, 인력, 채널 등 각 부문별 체질 변화에 나서고 있다.
김 부행장은 “WM 사업 영역을 확장해 고객에게 더 높은 수준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인력 부문에서는 전문성 강화를 통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전문가를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채널 부문에서는 NHAll100문센터의 전국 권역화, WM특화점포 확대를 통해 전국 어디서나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대중적 자산관리’ 기반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농협은행은 고객의 종합자산관리를 위해 중앙본부 NHAll100자문센터와 WM특화점포인 NHAll100종합자산관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20년 출범한 NHAll100자문센터는 금융, 세무, 부동산, 은퇴설계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9월에는 경상권 자문센터가 추가 출범했다. 농협은행은 NHAll100자문센터를 전국 권역별로 확대할 계획이다.
NHAll100종합자산관리센터에서는 자산관리 전문역량을 보유한 직원들이 전문적인 금융·세무·부동산·은퇴설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현재 69개소인 NHAll100종합자산관리센터를 2025년 100개소까지 늘릴 예정이다.
김 부행장은 농협은행 WM 부문의 차별점으로 전국 영업망과 인력을 꼽았다.
그는 “농협은행 WM 고객은 전국적으로 고르게 분포돼 있어 농협은행은 타행의 수도권 PB점포 중심 전략이 아닌 전국적인 영업망과 풍부한 전문인력을 활용한 WM 전략을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본부 NHAll100자문센터의 전문위원들이 전국에 분포한 영업점과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고객이 어디에 계시든지 양질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농협은행 WM 부문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은행권에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편입 주가연계신탁(ELT)의 대규모 손실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농협은행은 WM 부문의 외형적 성장보다는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 전략 방향으로 설정했다. 이 일환으로 투자상품 판매 전 단계에 걸친 완전판매 문화 정착을 추진하고 있다.
김 부행장은 향후 WM 전략 방향에 대해 “최고 수준의 투자자문 조직을 구성해 고객 개개인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춰 고객들에게 최적화된 투자전략과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고객들이 더욱 수준 높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자산관리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NHAll100자문센터 권역화 등 차별화된 채널 기반을 마련하고, 전문성을 갖춘 우수한 인력을 WM특화채널에 배치해 고객 중심의 자산관리 전문은행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초고액 자산가·대중부유층 시장 분화…
특성별 전략 병행해야
김 부행장은 향후 자산관리시장에서 초고액 자산가와 대중부유층 시장이 점차 더 분화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초고액자산가는 보다 개인화된 프라이빗 뱅킹서비스과 자산승계, 글로벌 투자, 세무 컨설팅 등 복합적인 솔루션을 필요로 하는 반면 대중부유층은 디지털화된 서비스와 접근성을 중요시하고 비용 효율적이고 직관적인 금융 솔루션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에 따라 각 시장의 특성에 맞는 두 가지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행장은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는 맞춤형 고급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전담팀을 구성하고 차별화된 채널을 확보해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대중부유층을 대상으로는 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행장은 “AI 기반의 자산관리, 디지털 어드바이저 등을 통해 보다 많은 고객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부행장의 자산관리 철학은 특정 고객이 아닌 자산관리가 필요한 고객 모두가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부행장은 “WM이라는 단어를 해석하면 고객의 자산을 잘 관리해 성장시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특정 고객만을 위한 특별한 서비스가 아니라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고 늘려주는 은행 본연의 업무 그 자체가 WM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산관리가 필요한 고객이라면 누구에게나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사업철학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사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리고 덧붙였다.
김 부행장은 1967년생으로 강릉고등학교와 강원대학교를 졸업했다. 1993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후 농협은행 강릉시지부장, 준법감시부장, 농협중앙회 강원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올해 NH농협은행 투자상품·자산관리부문 부행장으로 부임해 고객 자산관리와 함께 펀드, 방카슈랑스, 신탁, 퇴직연금, 수탁사업 등 비이자 사업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1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제공 웰스매니지먼트(www.wealthm.co.kr)
Copyright ⓒ 웰스매니지먼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