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 치킨이 ‘맛있게 매운맛’을 강조한 양념치킨 ‘내슈빌 퐈이어킹’을 선보였습니다. 지난 4월 선보인 ‘쏘마치’에 이은 올해 두 번째 신메뉴인데요. bhc 치킨은 가맹점주 수익을 위해 1년에 두 가지 신메뉴를 출시하겠다는 약속을 11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덕분에 bhc 치킨 메뉴판은 점점 다채로운 치킨들로 채워지고 있죠.
사실 bhc 치킨은 매번 신메뉴 출시 때마다 남몰래 거는 기대가 있습니다. 어느 회사나 신제품이 잘 되길 바라기야 하겠지만, bhc 치킨에게는 공공연하게 넘어야 할 목표가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자사 대표 메뉴인 ‘뿌링클’의 아성이죠. 올해 10돌을 맞은 뿌링클은 여전히 bhc 치킨 매출의 3분의1 가량을 책임질 정도로 든든한 간판 메뉴인데요. 그간 수많은 신메뉴를 선보였지만 뿌링클에 버금가는 메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것은 bhc 치킨의 오랜 고민거리였습니다.
'뿌링클' 뒤를 이을 새로운 히트 메뉴를 발굴하는 것이 bhc 치킨 메뉴 개발팀의 숙원인 만큼, 이번 신메뉴도 ‘대중성’에 초점을 맞춘 모습입니다. ‘매운맛’을 콘셉트로 한 메뉴지만 최대한 많은 소비자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끔 맵기를 조절했죠. ‘맵부심’을 자극하는 극한의 매운맛보다는 ‘맛있게 매운맛’으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강렬한 색상에 자극적인 풍미, 부담스럽지는 않아
신메뉴 ‘내슈빌 퐈이어킹’은 미국 내슈빌 지역 ‘핫 치킨’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됐다고 하는데요. 기본적으로는 내슈빌 스타일 매콤한 오일 소스를 튀김옷에 입힌 양념 치킨입니다. 특이하게 일반적인 ‘한 마리’ 대신 날개와 봉을 담은 ‘윙&봉’, 다리만 포함한 ‘스틱’, 윙·봉·다리를 모은 ‘콤보’로 구성됐습니다. 각 메뉴에는 케이준프라이와 함께 치킨무 대신 코울슬로가 기본으로 제공됩니다. 온전한 ‘한 마리’ 치킨을 먹고 싶다면 후라이드와 함께 반반 메뉴를 선택해야 하는데, 이 경우 케이준프라이는 메뉴 구성에서 제외됩니다.
세 가지 부위로 구성된 ‘콤보’를 주문해 봤습니다. 치킨을 받자마자 치킨 박스를 뚫고 자극적인 향이 물씬 풍겼는데요. 매콤함이 섞인 훈제향으로 치킨보다는 베이컨이 떠오르는 느낌이었습니다. 박스를 열면 강렬한 붉은색을 입은 치킨이 반겨줍니다. 날개와 봉, 다리가 4조각씩 들어가 있고, 박스 한쪽에는 케이준프라이가 수북히 쌓여있습니다. 따로 주문하지 않아도 사이드 메뉴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은 꽤나 매력적인 요소죠.
새빨간 양념이 튀김옷 구석구석까지 잘 배어있는데 기름기가 상당한 편입니다. 양념이 발라졌다기보단 절여져 있는 느낌입니다. 덕분에 치킨을 한입 베어 물면 입안 가득 양념 맛을 느낄 수 있는데요. 달달하면서 매콤한 맛을 바탕으로 짭짤한 맛이 얹어졌는데, 짠맛보다는 단맛이 좀 더 강했습니다. 치킨살 자체에도 살짝 염지가 돼 짭조름한 맛을 거들어 줍니다. 매운맛은 일반적인 라면 정도로 아주 강하지는 않았는데요. 대신 기름진 양념 때문인지 매운맛이 입안에 계속 남아서 치킨을 먹을수록 입 주변까지 얼얼해졌습니다.
치킨을 몇 조각 먹고 나서 매운맛이 입안 가득 퍼질 때쯤 케이준프라이와 코울슬로가 빛을 발했는데요. 케이준프라이는 조금 심심할 정도로 간이 약해서 따로 먹기는 조금 애매하게 느껴졌는데요. 하지만 매운맛에 ‘쓰읍’하고 입맛을 다실 때쯤 곁들이면 얼얼함을 딱 적당하게 잡아줬습니다. 코울슬로는 신맛이 도드라지는 새콤달콤한 맛으로, 치킨무보다는 신맛도 단맛도 훨씬 강한 편이었는데요. 기름기 있는 소스가 느끼해질 때쯤 입가심으로 곁들이기 좋았습니다.
단맛, 짠맛, 매운맛 등이 모여 꽤나 자극적인 맛을 내지만, 조합 자체는 잘 어우러지는 편입니다. 매운맛이 길게 남아서 얼얼함이 강해질 때면 단짠맛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긴 하지만, 그때마다 케이준프라이와 코울슬로가 입가심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다만 양념이 튀김옷에 흠뻑 입혀져 바삭함을 크게 느끼긴 힘든 점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전체적으로 ‘맛있게 매운맛’이라는 콘셉트는 확실하게 다가왔고, 매운맛이 약한 편은 아니지만 먹기 힘들거나 탈이 날 정도로 강한 편도 아닙니다. 매운맛에 약한 사람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정도죠. ‘뿌링클’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인기메뉴로 자리매김할 저력은 충분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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